(재테크)변동성 구간 ‘간주 점프’…‘삼바’ 강세 예고
쉬는 동안 바이오 득세…3분기 실적 서프라이즈
분할 삼바, 실적 안정성 우위…에피스 지배구조 역할 기대
2025-11-21 06:00:00 2025-11-21 06: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기업분할을 마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주식 거래를 재개합니다. 신설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도 함께 상장합니다. 마침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진 기간 동안 분할 절차를 밟느라 주식 거래가 정지된 덕분에 주주들은 마음 편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는데요. 무엇보다 반도체 등 증시 주도주들이 조정받는 사이 바이오 섹터가 부상한 데다 최근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증가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해 주식 거래 재개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주주들의 관심사는 둘로 나뉜 주식종목 중 어느 쪽에 더 관심을 가질지로 옮겨 갈 전망입니다. 
 
‘65 대 35’ 삼바 유동자산·에피스 지분 챙겨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는 2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변경상장합니다. 기존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존속법인으로 남고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인적분할해 설립한 삼성에피스홀딩스가 같은 날 신규 상장할 예정입니다. 주식 거래는 10월30일부터 정지됐지만 지난 8월에 일찌감치 재상장 예비심사를 신청, 승인받아 거래정지 기간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분할비율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은 7117만주에서 4629만주로 감소했으며, 삼성에피스홀딩스는 2488만주로 상장합니다. 분할 전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100주 보유했던 주주라면 삼성바이오로직스 65.03주와 삼성에피스홀딩스 34.96주를 배정받을 권리를 갖습니다. 다만 1주 미만은 반올림을 적용하지 않으므로 각 0.03주, 0.96주는 각 사가 재상장 첫날 종가로 환산해 자사주로 매입해 주주들은 그만큼 현금을 받게 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상태표를 보면 이번 기업분할 과정에서 잡음을 막기 위해 신경 쓴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사의 분할비율은 삼성바이오로직스 3분의 2 대 삼성에피스홀딩스 3분의 1에 가까운데 전체 9조7321억원의 자산을 나눈 것을 보면, 유동자산 대부분을 삼성바이오로직스 몫으로 가져가는 대신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비유동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종속기업 및 관계회사 지분을 챙겼습니다. 그 결과 자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3, 삼성에피스홀딩스 1 정도로 배분됐지만 여기에 부채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부분 짊어져 최종 자본총계 배분을 맞춘 모습입니다. 
 
그러나 실적은 자산처럼 나뉘지 않는데요. 그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과 이익이 주로 위탁개발생산(CDMO)에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3분기 최대 실적 기록
 
기존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약을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글로벌 바이오 업체들로부터 의약품 생산을 주문받아 공급하는 CDMO 사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다가 이번에 신약 개발사업을 떼어낸 분할을 단행했습니다. 이제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 사업에 주력하고, 신설법인 삼성에피스홀딩스가 신약 개발업체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100% 보유, 지배하는 형태입니다. 
 
따라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의 실적 중 큰 부분을 차지하던 CDMO를 고스란히 가져가 계속해서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겠지만, 신약 개발 등으로 실적을 올리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 실적으로 반영하는 삼성에피스홀딩스가 기업분할 비율에 상응할 정도의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1조5377억원, 영업이익 4353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 33% 비중을 기록했는데요. 올해 3분기 실적을 양사로 구분해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별도 매출액은 1조2575억원(17%↑), 영업이익은 6334억원(42.4%↑)이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별도 매출은 4410억원(40.1%↑), 영업이익은 1290억원(402.4%↑)으로 차이가 벌어져 있습니다. 
 
물론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3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급증한 점은 긍정적인데요. 이번 분기에 SB12(스텔라라BS) 관련 테바(Teva)로부터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을 반영한 것이 실적 증가의 배경이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엔 4공장이 가동한 것이 실적 증가에 보탬이 됐습니다. 1~3공장 생산설비가 총 36.4만리터 규모인 것에 비해 4공장이 24만리터에 달합니다. 주문만 받쳐준다는 전제하에 실적 지속성이 있다는 점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와는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전경.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바’ 예측 가능…‘삼에홀’ 기대감
 
11월의 첫 거래일 코스피가 4200선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기록한 직후부터 국내 증시는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출렁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업분할 절차를 밟느라 주식 거래가 정지된 채로 3주를 보낸 덕분에 변동성 확대에 따르는 심한 멀미를 겪지 않아도 됐습니다. 
 
게다가 지난 14일엔 역대급 실적을 공시했습니다. 3분기 영업이익만 7288억원입니다. 덕분에 3개 분기만에 작년 연간실적을 넘어섰습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주도한 강세 열기가 한풀 꺾인 사이 바이오 주식이 주도주로 나서는 듯한 분위기 변화도 포착됐습니다. 이에 삼성바이오로직스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한껏 부풀었는데요. 
 
이제부터가 관건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에피스홀딩스 중 어느 쪽에 무게를 실을 것인지가 투자자들의 새로운 고민거리가 된 것입니다. 과거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해 동시 상장하는 경우 지주회사 주가는 약세, 사업회사는 강세인 경우가 많았지만, 대개 분할비율 이슈가 작용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분할엔 비율과 관련한 잡음이 적었기에 결국 양사의 사업 전망이 주가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예측과 기대가 비교적 명료합니다. 4공장이 풀가동됐으니 이제 5공장이 신규 주문으로 채워져 100% 가동되길 기다리면 됩니다. 일단은 그 시기를 단축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경우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또 다른 신약들의 개발과 출시 일정을 추적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한 가지 추가할 것은 삼성그룹 내 거버넌스입니다.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의 지배구조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활용될 것인지를 두고 말이 많았는데요. 일단 바이오 지주회사로 분리한 이상 그 아래에 신설 또는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로운 바이오 회사를 편입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에피스홀딩스의 덩치가 커진 후엔 또 다른 변화가 생길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양사의 주식 거래가 재개된 뒤 최대주주인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기관과 외국인이 어느 쪽에 더 몰입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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