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피’ 시대에도 유통주식은 감소…대기업 더 줄어
총수 일가 지분 확대가 유통 물량 줄여
“시총 주도 대기업이 증시 유동성 막아”
2026-01-27 16:37:34 2026-01-27 16:45:03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코스피 지수가 5000선을 넘나드는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실질 유통주식 비율은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대기업집단 상장사일수록 유통주식 부족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는데, 총수 일가가 지배력 유지 등을 위해 지분을 확보하고 이를 시장에 풀지 않아 증시 유동성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증시와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27일 시총 상위 300개 기업(실제 조사 266개 기업)의 실질 유통주식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실질 유통주식 비율은 평균 57.1%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코스피지수가 2000~3000선을 오가던 3년 전(57.3%)보다 0.2%포인트 낮아진 수치입니다.
 
실질 유통주식은 시장에 풀려 있어 일반투자자의 접근이 가능한 물량을 의미합니다. 이 물량이 많아야 변동성 리스크가 줄고 원하는 시점에 쉽게 주식을 사고팔 수 있는 유동성이 높아집니다.
 
266개 기업의 총 발행주식 수는 2022342579만주에서 지난해 상반기 350390만주로 늘었지만, 같은 기간 유통주식 수는 2175014만주에서 2193773만주로 증가 폭이 제한되면서 전체 비중이 오히려 줄어들었습니다. 이 기간 자사주 평균 지분율은 3.4%에서 3.2%0.2%포인트 줄었지만, 대주주 일가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9.3%에서 39.7%0.4%포인트 확대됐습니다. 총수 일가 등 특수관계인이 지배력 유지 등을 이유로 지분을 확대한 것이 시장에 풀릴 수 있는 물량을 가로막은 셈입니다.
 
특히 대기업집단 소속 상장사들의 유통 부족 현상은 더욱 뚜렷했습니다. 대기업집단 상장사 148곳의 유통주식 비율은 3년 새 0.8%포인트 하락한 53.5%로 전체 감소 폭(0.2%포인트)4배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대기업집단이 아닌 상장사의 유통주식 비율은 같은 기간 61.0%에서 61.7%0.7%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리더스인덱스는 시총을 주도하는 대기업 계열사들이 오히려 증시 유동성을 막는 역설적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개별 기업 중 유통주식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산업이었습니다. 지난해 반기 기준 12.1%에 그쳐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가장 낮았습니다. 3년간 유통주식 비중이 2.9%포인트 늘긴 했지만,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87.9%까지 치솟으며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이어 교보증권(14.3%), 미래에셋생명(15.1%), LG에너지솔루션(18.2%), 가온전선(18.4%), 삼성카드(20.2%)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유통주식 비율 감소 폭이 가장 기업은 LS마린솔루션으로 3년 새 63.6%에서 29.0%34.6%포인트 급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자사주 비중도 1.1%포인트 하락했는데 이 물량을 특수관계인이 고스란히 흡수하면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1.2%에서 66.8%로 급증했습니다. 교보증권도 지난 2022년 대비 유통주식 비율이 10%포인트 넘게 감소해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80%를 웃돌았습니다.
 
반면, 실질 유통주식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휴림로봇으로 92.9%에 달했습니다이어 우리기술(91.5%), 펩트론(91.2%) 등 순이었습니다. 또한 신한지주(91.1%), 우리금융지주(90.8%) 등도 상위권에 포함됐는데, 금융지주사는 지배주주가 없는 업종 특성상 유통주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리더스인덱스는 실질 유통주식은 특정 대주주의 지배력에서 벗어날 수 있어 시장 신뢰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라며 그러나 한국 증시는 5천피를 터치하는 화려한 상승 국면이 무색하게 유통 측면에서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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