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 01월 30일 11:2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 속에서 중장기 메모리 공급 물량을 사실상 확보하며 전사적 대응에 나섰다. 올해 공급 계약 완판에 이어 오는 2027년 상반기 물량까지 주요 고객사와의 계약을 대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확인된다. 공급 능력을 웃도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청주 공장 램프업 시기를 앞당기는 등 생산 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주 가시성이 확보된 만큼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한편, 미국 현지에 AI 솔루션 법인을 설립해 메모리 제조사를 넘어 AI 데이터센터 생태계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 청주 팹(Fab) M15X 건설 조감도(사진=SK하이닉스)
2027년 상반기까지 물량 선판매…공급 능력 확대 주력
30일 재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가속기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올해 물량 완판에 이어 오는 2027년 상반기 공급 물량에 대해서도 글로벌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공급계약(LTA) 협의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 실적 개선을 넘어 중장기 매출 가시성까지 확보한 셈이다.
특히 최근 체결된 계약은 과거 '구매 의향서' 수준을 넘어 실제 납품으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계약 형태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진다. HBM을 포함한 서버용 D램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객사들이 물량 확보를 위해 장기 계약 체결에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회사는 AI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해 공장 가동률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밀려드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능력 확충에도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 측은 <IB토마토>에 “청주 M15X 장비 반입과 램프업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기려고 노력 중"이라며 "현재 급증하는 수요에 최대한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분위기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32조 8267억원, 영업이익 19조 169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137.1% 증가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간 매출은 97조 1467억원, 영업이익은 47조 206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이 100% 이상 늘어나면서 영업이익률도 49%까지 상승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AI 패권 경쟁을 위해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AI 메모리 시장은 수요 예측이 어려운 영역이었지만 SK하이닉스는 2027년까지 물량을 선확보하며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제거한 듯 보인다”고 말했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사장 또한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고객들의 수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현재 AI와 일반 메모리 전 영역에서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생산을 극대화하고 있음에도 HBM 고객 수요를 100% 충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AI 설루션 법인 출자…"혁신 기업 투자 및 협업 논의 전초기지로"
SK하이닉스는 이같은 시장 상황을 감안해 최근 100억 달러를 출자해 미국 현지에 AI 컴퍼니 설립하기로 했다. 이번 신설 법인은 낸드플래시 자회사인 솔리다임을 재편하는 구조로 출범한다. 솔리다임이 보유한 고용량 eSSD 기술력을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핵심 솔루션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AI 신규 법인을 통해 미국 내 혁신 기업 투자를 검토하고 협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추후 그룹 차원의 시너지로 연계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확실한 수주 잔고와 개선된 재무 지표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며 “국내 생산 가속화와 미국 현지 솔루션 사업 개편이 맞물리며 AI 반도체 시장 내 주도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포석”이라고 평가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