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국민들께선 국회를 보면서 효능감을 얻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가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일하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4선의 남인순 민주당 의원은 일 잘하는 의원으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지난 14년 동안 국회에 몸담으며 의료·복지·여성 분야의 입법을 끈질기게 추진해 온 그는 ‘통합돌봄지원법’, ‘환자기본법’, ‘스토킹처벌법’ 등의 제정을 주도했습니다. 그렇기에 국회에 쌓여만 가는 민생 법안들을 볼 때면 남 의원은 늘 답답한 마음이라고 합니다.
남 의원이 국회부의장 출마와 함께 ‘민생 패스트트랙’ 도입을 제안한 건 이런 맥락입니다. 그는 “본래 필리버스터는 소수당의 발언권을 존중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지만, 상반기 국회에서는 시간 끌기용으로 변질되어 민생 법안들이 제대로 다뤄지지 못했다”며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하고도 멈춰 있는 법안들이 많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본회의에 부의되도록 시스템을 개선해 국민의 시간이 낭비되지 않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지난 4일 오후 남인순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남인순 의원실)
<뉴스토마토>는 지난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남 의원을 만나 22대 국회 후반기 부의장 출마 계기와 포부를 들었습니다.
다음은 남 의원과의 일문일답.
두 번째 부의장 출마입니다. 이번 국회부의장 선거에 나서게 된 구체적인 배경은 무엇인가요.
최근 한국 사회는 양극화도 심해지고, 혐오 정서도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민주주의가 굉장히 발전됐다고 생각하는 나라 역시 비슷한 양상을 겪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그냥 제도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라, 시민들의 경험과 참여 속에서 실제로 작동한다고 봅니다. 결국 중요한 건 권력을 어떻게 견제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회는 법과 제도를 만들면서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기구입니다. 12·3 불법 계엄을 겪으면서 국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국회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강한 민주주의를 제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마음에 출마하게 됐습니다.
지난 4일 오후 남인순 의원이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남인순 의원실)
‘강한 민주주의’란 무엇을 의미합니까.
이번 불법 계엄 사태는 우리 민주주의 시스템을 다시 점검하게 만든 사건이었다고 봅니다. 특히 대통령의 계엄 권한에 대해 국회가 더 강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12·3 계엄만 하더라도 당시 국회에선 즉각 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했지만, 실제 효력을 위해선 국무회의 절차를 또 거쳐야 했습니다. 만약에라도 윤석열씨가 국회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계엄을 유지했다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 될 수도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하면 추가 절차 없이 바로 효력이 발생하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게 결국 민주주의를 더 강하게 만드는 방향이라고 봅니다.
감사원 문제도 중요합니다. 사실 감사 기능이라는 건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인데, 지금 감사원은 대통령 산하에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대통령제 국가에서 감사원이 대통령 아래에 있는 게 맞느냐는 문제의식이 있습니다. 저는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입법부의 견제 권한을 강화해서 권력이 한쪽에 집중되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개혁 국회를 위해 힘쓰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장 시급하게 통과해야 할 개혁 과제는 무엇입니까.
국회 후반기가 되면 이재명정부가 2년 차를 맞습니다. 앞서 1년 차 땐 관세 문제와 각국 전쟁 등 글로벌경제 이슈로 이재명정부가 추진하고자 했던 개혁 과제들의 입법 진행이 어려웠습니다. 이에 후반기 국회는 이재명정부의 6대 핵심 분야 구조 개혁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관심 가졌던 분야는 정치개혁 분야입니다. 청년과 여성이 국회로 진출할 수 있게끔 선거구 획정을 안정화해야 합니다. 개헌도 시급한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서 개헌 논의 기구를 제도화해서 대통령 4년 연임제 등 책임정치를 강화할 수 있는 개헌을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국회부의장 출마 기자회견에서 “성인지적 국회를 만들겠다”고 하셨는데요,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가요.
22대 국회에서 여성 의원 비율은 20%에 불과합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에 속합니다. 여성 의원 비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공직선거법에선 공천 때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만, 말 그대로 권고 사항일 뿐이라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 규정을 ‘어느 특정 성별이 40%를 넘지 않아야 한다’라는 식으로 의무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 정치 발전 기금을 활용해 여성 인재 발굴과 교육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국회 운영 전반에서도 성인지적으로 변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국회에는 직원 대상 어린이집은 있지만 임시 보육시설이 없습니다. 부모들이 세미나 등에 참여할 때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임시 보육시설을 마련해 부모들이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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