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다인·정주현 기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심에서 징역 15년을 받았습니다. 1심 형량인 징역 23년보다는 감형된 겁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한 전 총리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지만, 일부 혐의에 관해선 법리적 견해를 달리했습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지난해 10월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 사건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 부장판사)는 7일 오전 한 전 총리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내란 방조 등 혐의 2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앞서 내란특검은 지난달 7일 한 전 총리의 2심 결심공판에선 징역 23년 구형한 바 있습니다.
이날 2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12·3 비상계엄 선포를 내란으로 봤습니다. 또 한 전 총리가 계엄 절차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통령의 권한이 합법적으로 행사되도록 보좌하고, 잘못된 권한 행사를 견제·통제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그럼에도 막중한 책무를 저버린 채, 오히려 비상계엄이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것처럼 보이게 하는 방법으로 내란 행위에 가담했다"고 했습니다. 이어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 사후 범행까지 저질렀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덧붙였습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하고, 비상계엄이 국무위원 심의를 거쳐 적법하게 선포된 것 같은 외관을 형성하게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또 계엄 선포 이후 국무위원들에게 관련 문서 서명을 받으려 한 행위 역시 내란중요임무종사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아울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주요 기관 봉쇄 및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행 방안을 논의한 혐의 △계엄해제 후 법적 하자를 보완하고자 사후 선포문을 작성·폐기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대통령기록물법 위반) 역시 유죄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원심의 일부 법리 판단을 뒤집으면서 한 전 총리의 형량을 낮췄습니다. 재판부는 국무회의 심의 외관 형성과 관련해 1심이 인정했던 일부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음) 책임에 대해 "부진정 부작위범이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또 단전·단수 지시 논의 관련 부작위 부분엔 "원심은 특검이 기소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판단했다"며 '불고불리 원칙'에 따라 1심 판단을 파기했습니다. 불고불리 원칙이란, 법원은 검사가 기소한 범위를 넘어서까지 판단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위증 혐의 일부도 무죄가 됐습니다. 윤석열씨 탄핵심판 당시 한 전 총리가 "김용현 전 장관이 이상민 전 장관에게 문건을 전달하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한 부분에 대해 재판부는 전체 문맥을 고려하면 해당 발언은 허위 진술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한편, 한 전 총리 측은 2심 선고를 마친 뒤 "사실관계나 법리 측면에서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상고할 뜻을 전했습니다. 내란특검은 "원심 선고형에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판결문을 분석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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