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 기로…벼랑 끝 ‘쟁점 셋’
삼성 노사 ‘사후조정’ 돌입…‘마지막 협상’
상한 폐지·재원 규모 등 ‘쟁점 합의’ 주목
결렬 시 ‘총파업’ 수순…막판 변수는 ‘법원’
2026-05-11 17:18:08 2026-05-11 17:38:25
[뉴스토마토 배덕훈·이명신 기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이라는 백척간두의 기로에 선 삼성전자가 사실상 마지막 노사 협상에 돌입했습니다. 노사 갈등의 심화로 교섭이 중단됐던 만큼, 정부의 중재 아래 이틀간 진행되는 사후조정 절차는 노조의 총파업 진행 여부를 가를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그동안 성과급 산정 방식을 놓고 노사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이번 사후조정을 통해 성과급 상한 폐지 제도화·재원 규모·비메모리 사업부 성과급 배분 비율 등 핵심 쟁점이 합의에 이를지 주목됩니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쟁 결의대회'에서 노조 깃발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국 전 퇴로의 마지막 '명분'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12일까지 이틀간 사후조정을 통한 협상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사후조정은 조정이 종료된 후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당사자 동의를 전제로 조정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제도입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자 역할을 맡아 교섭을 진행하고, 권고안을 제시하지만 강제성은 없습니다. 다만, 조정안이 도출되면 단체협약과 같은 법적 효력을 갖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후조정이 사실상 총파업 전 마지막 협상 기회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입장이 계속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오는 21일로 예고된 총파업 시한이 열흘 앞으로 다가 온 까닭입니다. 이에 중노위가 타협점을 담은 수정안을 제시함으로써, 물러서지 않고 있는 양측에 파국 전 퇴로의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태 해결 실마리가 마련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파업에 대해 국민적 여론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이번 사후조정을 계기로 노사 모두 전향적인 자세로 사태 해결에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두고 양측의 입장 차가 큰 만큼, 합의 도출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시각도 많습니다. 실제로 노조는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 핵심 쟁점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며 교섭 결렬도 시사하는 등 압박에 나섰습니다. 이날 사후조정회의에 노 측 대표로 참석한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위원장은 회의 전 취재진과 만나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 및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계속 말하고 있다회사가 제도화에 대해 입장이 없으면 오늘이라도 저희는 조정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성과급) 명문화라는 말은 믿지 못하겠고, 명확하게 제도화 관점에서 보려고 한다”며 “회사의 전향적 변화가 있으면 저희도 그에 대한 고민은 해보려 한다고 했습니다.
 
노조 "비메모리 사업부와 성과 공유"
 
이번 사후조정회의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산정 방식을 놓고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성과급 상한제 폐지 제도화재원 규모’, ‘비메모리 사업부에 대한 성과급 배분 비율등입니다.
 
먼저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연봉의 50%로 설정된 상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270조원인 점을 볼 때, 405000억원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라는 요구입니다. 특히 성과급을 제도화해 매년 적용할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입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11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 제1조정회의실에서 열리는 사후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한 노조는 이러한 성과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부와 공유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노조는 성과급 재원 중 70%를 모든 DS 부문에 나머지 30%는 기여도에 따라 비메모리 사업부에 집중해야 한다고 고수하고 있습니다. 노조 요구안대로 성과급 배분이 이뤄질 경우 메모리 사업부 직원은 1인당 약 6억원, 비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은 1인당 3~4억원가량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사 측은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상태로 노조 측 주장과 재원 규모부터 간극이 큽니다. 특히 사 측은 성과급 상한제 폐지 제도화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노조의 요구대로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이를 제도화할 경우 향후 실적 변화에 따라 막대한 현금 지출이 불가피한 까닭입니다. 또한 미래 투자를 위한 확보해야 할 재원 역시 영향 받을 공산이 크고, 사업부별 실적 편차가 큰 점도 사 측이 제도화를 꺼리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다만, 특별 포상으로 경쟁사를 뛰어넘는 최고 수준의 보상을 지급하겠다는 것이 사 측의 제시안입니다.
 
법원, 총파업 전 가처분 결론 
 
핵심 쟁점 중 하나인 비메모리 사업부에 대한 성과급 비율 역시 사 측은 실적 개선 시 성과급 상한선을 기존 연봉의 ‘50%’에서 ‘70%’로 상향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이마저도 노조의 요구안과 차이가 큽니다. 특히 사 측은 전사 형평성 차원에서 DS 부문 외에 스마트폰·가전·TV 등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핵심 쟁점 세 가지에 대한 노사 양측의 입장 차가 큰 상황에서, 노조 측은 만족할 만한 조정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총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참여 인원이 많아 피해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초기업노조에 따르면 전날 기준 총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DS 부문 조합원은 약 37000명에 달합니다. 여기에 DX 부문 조합원까지 고려하면 약 4만여명에 달하는 조합원이 파업에 동참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수원지방법원이 사 측이 제기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 대해 오는 132차 심문기일을 열고 총파업 전 결론을 내릴 예정으로, 이는 파업 실행 여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사후조정 과정에서 노사의 원만한 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삼성전자 노사가 기술로써 세계 일류 기업을 일궜듯이 노사관계에도 새로운 모범을 만들어야 한다삼성전자가 또 하나의 가족, 삼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노사 모두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조정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배덕훈·이명신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