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조선업계가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들과 손잡고 자율운항 선박과 무인 함정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향후 조선업 경쟁의 무게중심이 선박 건조 역량에서 AI 기반 운항 체계와 소프트웨어 경쟁력으로 옮겨 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조선사들도 글로벌 AI 기업들과 기술 동맹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아비커스(Avikus)사의 대형 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HINAS)가 적용된 에이치라인해운 선박. (사진=뉴시스)
최근 국내 조선업계는 자율운항 기술 상용화를 위해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HD현대는 자회사 아비커스를 앞세워 미국 AI 방산 기업 안두릴과 손잡고, 독자 자율운항 시스템인 ‘하이나스(HiNAS)’ 고도화에 나섰습니다. 기존 무인수상함(USV) 중심 협력에서 무인잠수함(UUV)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며 무인 함정 체계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고 있습니다.
안두릴은 AI 기반 감시·탐지 체계와 전장 통합 운영체계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기업입니다. 열화상 카메라와 드론, 수중 센서 등에서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AI로 통합 관리하는 운영체계 ‘래티스’를 개발해 미국 정부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HD현대는 하이나스에 안두릴의 AI 기반 감시·탐지 시스템을 결합할 경우 무인 함정 기술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무인 함정 체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향후 미국 해양 방산 시장 진출 기반도 넓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삼성중공업도 자율운항 선박 기술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이스라엘 해양 기술 전문 스타트업 오르카AI와 차세대 자율운항 선박 솔루션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습니다. 삼성중공업이 독자 개발한 자율운항 시스템 ‘SAS’에 오르카AI의 AI 기반 해상 운영 플랫폼을 결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인공지능(AI) 자율운항시스템 SAS가 탑재된 대만 에버그린사의 컨테이너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양사는 대규모 운항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운항 시스템 최적화를 위한 공동 연구를 수행할 계획입니다. 삼성중공업은 해당 솔루션을 신규 선박에 탑재해 복잡한 연안 항로나 좁은 수로에서도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오르카AI는 고해상도 카메라와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기존 레이더가 포착하기 어려운 사각지대까지 실시간으로 감지하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은 이를 통해 자율운항 선박의 안전성과 운항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화오션 역시 미 자율운항 솔루션 기업 해벅AI와 자율 무인수상함 공동 개발에 나섰습니다. 해벅AI는 소형 무인 선박의 군집 운항과 지능형 자율 제어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업입니다. 한화는 한화오션의 함정 건조 역량과 한화시스템의 함정전투체계(CMS) 등 시스템 통합 역량에 해벅AI의 자율운항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해양 무인 체계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입니다.
조선업계가 이처럼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함정 시장에서 자율운항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와 더불어 전 세계적인 해사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하면서, 상선 시장에서는 연료 효율을 높이고 인적 오류에 따른 사고를 줄이기 위한 자율운항 솔루션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해상 방산 분야에서도 무인 함정 수요가 커지고 있습니다. 고위험 해역에 유인 함정을 투입하는 부담이 커지면서 정찰·감시, 기뢰 탐색, 해상 차단 등 위험 임무를 무인 체계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AI 기반 자율운항과 감시·탐지 기술은 무인 함정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향후 함정 시장에서 자율운항 기술을 적용한 선박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AI 기반 운항 체계와 무인화 기술 개발을 통해 차세대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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