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장르서 팬덤 IP로…서브컬처 키우는 게임사들
성장 둔화 속 새 시장 공략…캐릭터 팬덤이 장기 매출로
신작 라인업 늘지만 서사·운영 리스크 관리 관건
2026-05-18 16:38:30 2026-05-18 16:38:30
[뉴스토마토 전연주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서브컬처 게임을 팬덤형 지식재산권(IP)으로 키우는 데 힘을 싣고 있습니다. 과거 서브컬처 게임은 특정 마니아 층을 겨냥한 비주류 장르로 분류됐는데요. 최근에는 캐릭터성, 스토리, 라이브 운영, 컬래버레이션을 바탕으로 장기 매출을 확보하며, IP로 확장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브컬처 게임은 애니메이션, 만화 등 독자적 정체성을 보이는 서브컬처 콘텐츠가 결합된 장르의 게임입니다. 캐릭터의 외형과 설정, 세계관, 관계성, 서사가 이용자 몰입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일반 게임과 차이가 있습니다.
 
'승리의 여신: 니케' 포스터. (이미지=시프트업)
 
18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462870)의 '승리의 여신: 니케'는 3.5주년 업데이트 이후 글로벌 누적 매출 13억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출시 초기 흥행을 넘어 장기 운영 IP로서 체력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서브컬처 게임 특유의 캐릭터 팬덤과 기념 업데이트가 맞물리면서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매출 반등을 이끌었습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는 "게임사 매출을 과점해오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이른바 '라이크류' 게임들이 과도한 경쟁과 과금 피로감으로 성장 절벽에 직면했다"며 "게임사들이 새로운 돌파구로 서브컬처 장르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브컬처 게임은 유저의 강력한 충성도를 기반으로 팬덤을 확보하면 똘똘한 캐시카우가 될 수 있고, 국내에서 일정한 실적을 올리면 글로벌 시장까지 넘볼 수 있는 잠재력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흥행작의 장기 운영과 신작 라인업 확대도 동시에 어우러지는 추세입니다.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와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은 캐릭터와 세계관을 기반으로 글로벌 팬덤을 확보한 장기 운영 사례로 꼽힙니다. 여기에 넥슨은 만쥬게임즈의 판타지 월드 RPG '아주르 프로밀리아'의 국내 비공개 테스트(CBT)를 진행했고, 엔씨소프트(036570)도 서브컬처 RPG '아스트라에 오라티오' 티저를 공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게임사들이 서브컬처 게임에 주목하는 배경에 대해 "한국 게임사가 그동안 잘 만들지 못하다가, 몇몇 게임이 성공하고 일본 시장 진입에 성공하면서 가능성을 알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게임 산업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려는 노력 중 하나"라고 부연했습니다.
 
게임 밖 확장성도 서브컬처 게임이 주목받는 이유입니다. 서브컬처 게임 이용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세계관을 게임 안에서만 소비하지 않습니다. 굿즈를 구매하고,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고, 코스프레나 팬아트 등 2차 창작으로 팬덤을 이어갑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서브컬처라는 용어 자체가 이제는 맞지 않는다"며 "이전까지는 하위문화였지만 지금은 수면 위로 올라와 젊은 이용자들에게 하나의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서브컬처 장르는 유저들이 게임을 문화로 향유하기 때문에 2차 창작과 오프라인 페스티벌 등 '원소스멀티유즈(OSMU)' 확장성이 강한 편"이라며 "이용자가 구매한 것은 단순한 게임 데이터 파일만이 아니라, 캐릭터와의 정서적 유대 및 교감의 서사"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서브컬처 게임을 장기 성장축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팬덤 충성도가 높은 만큼 운영 논란에도 더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캐릭터 서사나 설정이 흔들리거나 과금 구조에 대한 피로도가 커질 경우 이용자 반발은 빠르게 확산될 수 있습니다.
 
위 교수는 "서사나 스토리, 일러스트 부분은 상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며 "마니아 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완성도와 사회적 논란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동시에 가져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교수도 "사소한 설정 붕괴나 불통 운영은 (유저들에게) 정서적 배신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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