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청산 수순…메리츠 외면에 회생 먹구름
메리츠 "담보가치, 최초 감정가 '3분의 1' 수준으로 하락"
홈플러스 "5월 급여도 못줘"…메리츠에 브릿지론 재요청
2026-05-21 13:50:12 2026-05-21 14:18:42
서울 시내 홈플러스 매장.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홈플러스가 핵심 자산 매각과 수익성이 낮은 점포 폐점 등 자구책에 나섰지만,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면서 시장에서는 회생보다 청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가 유통업 전반의 구조적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홈플러스 문제 해결 태스크포스(TF) 소속 일부 의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선순위 수익권을 보유한 홈플러스 부동산담보신탁의 현재 가치를 1조5000억~1조6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메리츠는 지난해 5월 홈플러스에 연 11.5~14% 금리로 1조3000억원을 대출해 주며 홈플러스 점포 62곳을 담보로 설정했습니다. 메리츠 측은 회생 신청 당시 약 4조3000억원 수준이던 담보 가치가 현재는 2조7000억원 수준까지 하락했고, 낮은 유동성을 감안할 경우 실제 매각 가능 가격은 최초 감정가의 40%에도 못 미치는 1조5000억~1조6000억원 수준이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홈플러스 담보 가치 평가를 둘러싸고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회생절차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청산 조정 이후에도 홈플러스 부동산 담보 가치가 2조8174억원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법원이 올해 2월 선임한 감정평가법인 역시 토지 가치만 약 2조7000억원 수준으로 산정했습니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가 홈플러스 담보 가치 하락을 이유로 추가 자금 지원에 선을 긋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회생보다 청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입니다.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사업부 등 알짜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섰지만, 운영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영업 기반 자체가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자구책만으로 정상화를 이루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핵심 자산을 계속 매각해야 운영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회생보다 단계적 청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메리츠금융이 DIP 대출 지원에 계속 선을 긋는다면 홈플러스의 독자적인 경영 정상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DIP 대출이 끝내 무산될 경우 홈플러스는 법원 관리 아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나 자산 정리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경우 추가 점포 폐점과 인력 감축, 임차 매장 철수 등이 현실화되며 협력업체와 입점 업체 피해도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홈플러스는 메리츠 측에 이행보증을 포함한 추가 담보 방안을 제안하며 운영자금 지원을 다시 요청한 상태입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이 6월 말 유입될 예정인 만큼 해당 자금을 담보로 향후 약 한 달간 필요한 운영자금을 브릿지론 형태로 지원해 줄 것을 메리츠 측에 재차 요청했다"며 "홈플러스 관리인인 김광일 부회장이 이행보증을 제공하기로 했고 추가 담보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늘이 홈플러스의 5월 급여일이지만 4월 급여 일부만 지급한 상황이며 상품 공급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 자금 지원은 홈플러스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화를 통해 채권 회수율을 높이기 위한 필수 자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