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집토끼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취임 초반 높은 국정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6·3 지방선거 직후 핵심 지지층인 40·50대와 진보층에서 이탈 조짐이 가속하고 있습니다. 부동산과 자본 양극화, 고물가 등 민생 문제가 누적되면서 지지 기반에도 균열이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50대 지지율' 낙폭 가장 컸다
22일 공표된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여론조사(6월15~19일 조사·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2.0%포인트·자동응답 방식)에 따르면 50대의 이 대통령 지지도는 55.5%로 나타났습니다. 지난주(64.6%) 대비 9.1%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낙폭이 컸습니다. 40대도 증감 폭은 덜했지만 동일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40대 지지율은 58.2%로 지난주(63.7%)와 비교해 5.5%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감지됩니다. 지난 17일 공표된 <스트레이트뉴스·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6월13~14일 조사·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무선 전화 자동 응답 방식)를 보면 50대의 이 대통령 지지율은 56.8%입니다. 직전 조사(60.2%)와 비교해 3.4%포인트 감소했습니다. 40대 지지율도 56%로 직전 57.1%에서 1.1%포인트 줄었습니다.
4050 세대는 전형적인 이 대통령 '집토끼'로 꼽힙니다. 개혁 성향이 강한 40·50대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 역할을 해왔습니다. 특히 윤석열정부 시기 검찰 수사와 사법 리스크 국면에서도 이 대통령을 가장 강하게 지지한 세대가 4050이었습니다.
실제 역대 선거 결과를 봐도 4050은 민주당 승리의 핵심 축이었습니다. 2022년 대선과 2024년 총선, 2025년 대선에서도 이 연령대는 민주당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습니다. 정치적 성향뿐 아니라 부동산, 교육, 복지 등 생활 밀착형 의제에 민감하다는 점에서 정권 평가를 가장 먼저 반영하는 계층으로도 평가받습니다.
진보 진영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에서도 지지율 탈출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날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광주·전라 지역 응답자 중 74.8%가 이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했습니다. 지난주(76.6%)와 비교해 소폭(1.8%포인트) 내려간 수치입니다.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에서도 해당 지역의 이 대통령 지지도는 70%로 직전 조사(73.8%)보다 3.8%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자신을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의 지지율도 떨어졌습니다.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이날 이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힌 진보 진영 응답자는 80.4%로 직전 조사(83.6%)보다 3.2%포인트 줄었습니다. 중도 응답자의 47.5%가 이 대통령을 지지했는데, 직전 조사(52.4%)보다 4.9%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에서도 진보 응답자 중 이 대통령 지지도는 85.4%로 직전(86.9%)보다 1.5%포인트, 중도는 51.2%로 직전(56.4%)보다 5.2%포인트 떨어졌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4050 세대의 지지율 이탈이 감지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정책·3고에 등 돌리는 '4050'
정치권 안팎에서는 부동산 문제가 가장 큰 원인으로 거론됩니다.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재차 가팔라지면서 주택시장 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무주택 실수요자와 1주택 보유자가 많은 40·50대는 집값 급등에 대한 피로감이 큽니다.
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공급 확대와 시장 안정화를 약속했지만,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상승세가 비강남권까지 확산하면서 정책 효과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습니다. 과거 문재인정부 시절 집값 급등을 경험했던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또다시 부동산에 발목 잡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경제 상황 역시 지지율 하락의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고물가와 고환율,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체감경기가 악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식시장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생활물가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특히 40·50대는 가계의 소비와 자산관리를 책임지는 세대입니다. 식료품과 공공요금, 교육비 등 생활비 부담이 커질 경우 정부에 대한 평가도 더 민감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도층 지지율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도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전문가들은 집권 초기 기대감이 현실 경제 문제와 맞부딪히면서 지지층의 눈높이도 높아졌다고 설명합니다. 정치적 지지와 별개로 민생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핵심 지지층의 이탈이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여권 내부에서도 최근 여론 흐름을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여권도 경제 상황 변화로 인한 집토끼 이탈을 감지하고 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고환율이 뉴노멀(새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총리로서 이에 대한 소회는 어떤가'라는 질문에 "인공지능(AI) 전환 시대, 코스피 급등에도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다. 양극화 그늘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양극화, 환율, 부동산 그런 것들은 누가 해도 쉽지 않을 문제다. 지금 적어도 숫자로 나타나는 어려움은 부정하기 어렵다"며 "정책적 입장에 대해선 (당으로 복귀 후) 자유로운 입장에서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여권은 지지율 하락을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취임 직후 허니문 기간이 끝나고 정책 성과에 대한 본격적인 평가가 시작된 데 따른 자연스러운 조정 국면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부동산 시장 안정과 물가 관리, 양극화 해소 등 민생 과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느냐가 흔들리는 집토끼를 다시 결집할 수 있을지의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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