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폭탄 앞둔 컨테이너선…해상 저장 ‘특수’ 유조선
컨선, 항로 정상화 때 10% 공급 급증
유조선 자체 품귀에…운임 상승 전망
2026-06-29 11:29:35 2026-06-29 14:37:11
[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같은 변수 아래 글로벌 해운 시장이 선종별로 정반대 흐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홍해 항로가 정상화되면 컨테이너선 시장에는 전 세계 선복의 10%에 달하는 공급 증가 효과가 발생해 운임 급락 가능성이 커지는 반면, 유조선 시장은 해상 저장 수요와 노후 선박 교체가 겹치며 선박 품귀와 운임 강세가 장기화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호르무즈 해협에 컨테이너선이 체류해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29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상호 공격 중단에 합의하며 오는 30일(현지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호르무즈 해협 갈등 해소를 위한 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을 예정입니다. 
 
중동 분쟁 완화 시 최근 이어진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 단기 호황 흐름은 꺾일 위험이 큽니다. 클락슨시큐리티는 “컨테이너선과 자동차운반선은 홍해 및 수에즈 운하 복귀 시 각각 선대의 10%, 6% 수준의 공급 증가 효과가 나타나 하방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더 노출될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후티)의 홍해 상선 공격 위협이 사라져 선박들이 먼 아프리카 우회로를 포기하고 다시 지름길인 수에즈 운하로 복귀하면 운항 일수가 대폭 단축되면서 유휴 선박이 시장에 한꺼번에 풀릴 수 있어서입니다.
 
초대형 원유 운반선 부문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재개통으로 원유가 쏟아지며 역설적인 선박 품귀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분쟁 기간 해협에 갇혀 있던 10억배럴 이상의 원유가 단기에 대규모로 풀리자 단기 공급 과잉이 발생했고, 원유 선물 시장은 원월물(미래 인도분) 가격이 근월물(당장 인도분)보다 비싸지는 ‘콘탱고(Contango) 장세’로 전환됐습니다. 이에 석유 트레이더들은 헐값에 원유를 매입한 뒤 통상 200만배럴을 싣는 재화중량톤수 30만dwt 크기의 초대형 원유 운반선에 원유를 채우고 바다 위에 장기간 띄워두며 가격 상승을 기다리는 ‘플로팅 스토리지’ 전략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습니다.
 
클락슨시큐리티는 “호르무즈 해협 재개통 시 초대형 원유 운반선 수요가 초기 화물 쟁탈전, 단기 정상화 조정, 장기 재고 재축적 순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또 배들이 거대한 해상 창고 용도로 묶인 상황에서, 분쟁 이후 감소한 하루 700만배럴 규모의 해상 원유 물동량을 회복하는 데만 당장 140~150척의 선박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전 세계 선대의 23%인 215척이 서방 제재를 우회해 몰래 원유를 나르는 ‘그림자 선단’으로 묶인 점도 공급 병목을 키우고 있습니다. 글로벌 정유사들이 합법적인 정상 교역에 투입할 수 있는 유조선이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클락슨에 따르면 2028년까지 선령 20년을 넘기는 노후 선박 265척 교체 수요까지 공급 제약 요인으로 맞물리면서, 초대형 원유 운반선과 초대형 가스 운반선 운임은 최대 12개월 이상 상승 모멘텀이 유지될 전망입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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