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오는 9월 룩셈부르크에서 우주·벤처·디지털자산을 주제로 세 차례 세미나를 엽니다.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우주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현지 거래소와 글로벌 금융사, 우주 기업 등을 직접 방문해 새로운 투자·기업금융(IB) 기회를 모색할 예정입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와 국내 증권사 CEO들은 오는 9월5일부터 13일까지 독일 베를린과 룩셈부르크를 방문합니다. 당초 17개 기관에서 일부 조정돼 현재는 증권사 13곳을 포함한 16개 기관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대형사보다는 중형 증권사의 참여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0~11일 룩셈부르크 비즈니스 일정 중 가장 주목되는 일정은 베텔 부총리와 함께하는 항공우주산업 세미나입니다. 룩셈부르크 외무부가 대외 경제·투자 교류와 투자 유치 관련 활동을 담당하는 만큼, 이번 면담에서는 룩셈부르크 정부의 금융·우주산업 육성 전략을 직접 듣고 양국 금융·산업계 간 투자 교류 확대와 국내 증권사의 유럽 시장 진출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주한 룩셈부르크대사관 측이 장관급 면담 성사를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투협과 룩셈부르크의 금융 협력도 이번 출장 배경으로 꼽힙니다. 금투협은 2019년 국내 자산운용사 대표단의 룩셈부르크 방문을 시작으로 현지와 금융 협력을 이어왔으며, 지난 5월에는 황성엽 회장이 자크 플리스 주한 룩셈부르크 대사와 만나 자산운용·디지털자산·우주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룩셈부르크는 세계적인 펀드·금융 중심지로 꼽힙니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 허브 중 하나로, 현지에서 펀드를 설정해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글로벌 금융사들도 많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도 금융산업을 적극적으로 세일즈하고 있으며, 국제채권 상장과 지속가능금융, 디지털자산 인프라으로 금융산업 외연을 넓히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분산원장기술(DLT) 기반 증권의 제도화와 시장 인프라 구축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여기에 우주산업까지 국가 차원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어, 국내 증권사들이 금융과 미래산업을 연계한 유럽 시장의 사업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라는 평가입니다.
사장단은 룩셈부르크우주청(LSA), 우주폐기물 처리업체 클리어스페이스(ClearSpace), 유럽우주자원혁신센터(ESRIC) 등 우주산업 관련 기관과 기업도 방문합니다. 클리어스페이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위성 잔해 등 우주폐기물을 처리하는 업체로, 우주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핵심 사업 모델로 삼고 있습니다. ESRIC을 통해서는 룩셈부르크 정부가 추진하는 우주자원 개발 로드맵도 살펴볼 예정입니다. 위성통신 기업 SES와 실제 위성 안테나가 집적된 안테나파크, 달 연구소 루나랩(LunaLab)도 방문 일정에 포함됐습니다.
이 밖에 현지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기관을 방문해 빅테크 스타트업과 접촉하고 투자 기회를 발굴할 계획입니다.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 HSBC, 녹색거래소(LGX) 등을 찾아 분산원장기술(DLT) 기반 금융 인프라 현황과 디지털채권 투자시장도 들여다볼 예정입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가 유럽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금융상품을 구조화할 때 룩셈부르크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현지 정부가 지속가능금융과 디지털자산을 어떻게 육성하는지 직접 확인하는 자리"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개별 증권사 간 투자계약이나 업무협약(MOU)이 추진되는 단계는 아니며, 이번 출장의 핵심 목표는 IB·대체투자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있다는 설명입니다.
사장단은 룩셈부르크 일정에 앞서 같은 달 7일부터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 3대 가전·소비자 기술 전시회 'IFA 2026'을 참관해 AI·로봇·스마트홈 등 미래산업 동향도 점검할 예정입니다.
황성엽 금융투자협회 회장(오른쪽)이 5월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크 플리스 주한 룩셈부르크 대사와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투자협회)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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