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공개 행사 도중 깜짝 전화 통화를 갖고 인공지능(AI) 개발 속도조절론을 한목소리로 비판했습니다. 최근 AI 안전성을 둘러싸고 업계 내 속도조절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두 사람은 통화에서 오히려 개발을 늦춰선 안 된다는 데 뜻을 같이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있다. (사진=X 캡처)
14일(현지시각) 외신 등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올인 서밋’ 패널 토론에 참석하던 중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황 CEO는 참석자들이 통화 내용을 함께 들을 수 있도록 스마트폰을 스피커폰으로 전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AI 개발 속도를 늦추려는 움직임이 정치적 의도나 중국의 계략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AI 기술의 위험성을 이유로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기’라고 일축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AI 발전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의 의도에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라며 “여기에는 정치권 인사가 포함될 수도 있고 중국이 관련돼 있을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황 CEO도 트럼프 대통령이 AI를 둘러싼 문제의 복잡한 본질을 꿰뚫어 보고 있다며 이에 동의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는 미국 내 일부 주 정부도 비판했습니다. 그는 “데이터센터는 향후 20~25년 동안 석유와 같은 존재”라며 “인터넷보다 더 거대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데이터센터가 미국의 국부 창출에 필수적인 만큼 건설 중단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날 통화 과정에서 눈길을 끈 것은 황 CEO가 사용한 스마트폰이었습니다. 황 CEO가 스마트폰을 펼쳐 스피커폰으로 전환하자 화면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의미하는 ‘President Trump’라는 발신자 이름이 표시됐습니다.
황 CEO가 사용한 제품은 삼성전자가 지난 7월 공개한 최신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8’로 파악됐습니다. 황 CEO는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당시에도 전작인 갤럭시 Z 폴드7을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습니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당시 황 CEO가 사용하던 갤럭시 Z 폴드7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선물한 제품입니다. 다만 이번에 포착된 갤럭시 Z 폴드8 역시 이 회장이 선물한 제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황 CEO는 AI 개발 속도조절론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최근 AI 위험성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앤트로픽을 떠난 제이콥 콕슨 연구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는 콕슨 연구원이 자신의 우려를 용기 있게 공개했다며 조직 내부에서 제기되는 경고의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AI를 둘러싼 공포가 빠른 혁신과 안전성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는 잘못된 양자택일 구도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지난 12일 장문의 게시글을 통해 AI 개발 속도 조절을 제안했습니다. 이후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 등이 이에 동조하면서 AI 업계에서 개발 속도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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