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윤서 기자] 서울시가 남산 곤돌라 설치를 위한 공원구역 변경이 위법하다는 1·2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습니다.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업에 약 110억원을 투입한 가운데 공사가 2년째 중단되면서 사업 재개 여부가 불투명해졌고, 이미 투입된 예산마저 매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13일 서울시와 법원에 따르면 시는 지난 12일 남산 케이블카 운영 업체인 한국삭도공업 등이 제기한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 처분 취소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습니다. 지난달 17일 2심에서 패소한 데 따른 조치입니다.
남진 서울시 G3 서울플랜 기획위원회 균형발전특별분과 위원장이 지난 9월25일 서울 중구 남산 정상부를 찾아 남산 곤돌라 추진 현황 등을 보고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시는 지난 2023년 6월 남산예장공원과 남산 정상부를 잇는 곤돌라 설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듬해에는 8월 높이 30m 이상의 기둥을 세우기 위해 사업 대상지 일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도시계획시설(공원)'로 변경했습니다. 기존 공원구역에서는 높이 12m를 넘는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국삭도공업 등은 같은 해 9월 서울시가 공원구역 해제 기준을 지키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도 1·2심 모두 서울시의 공원구역 변경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지난 9월 항소심은 서울시가 해제 기준을 검토했다는 자료조차 없다며 "(해제 요건에 관한) 실질적인 조사나 평가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제는 공사가 장기간 중단되면서 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곤돌라 공사는 2024년 10월 법원이 한국삭도공업 측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인 이후 공정률 약 15%에 멈춰 있습니다. 시는 당초 올해 봄 곤돌라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소송으로 개장이 무산돼 현재로서는 공사 재개 시점조차 불투명합니다. 이미 투입된 예산도 상당합니다. 시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곤돌라 사업에 약 109억원이 들어갔습니다. 사업이 최종 무산되면 약 110억원이 매몰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서울시는 대법원 상고와 별개로 공원녹지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사업을 재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도 일정 요건을 충족한 곤돌라 등 궤도 시설에는 기존 12m 높이 제한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입법예고한 개정안은 1년 넘게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당시 산림 훼손 우려 등으로 후속 절차가 중단됐는데, 국토부는 개정을 다시 추진하려면 입법예고부터 새로 거쳐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행령 개정마저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서울시는 상고를 통해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법원이 지적한 조사·평가 미흡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소송 중인 만큼 개별 쟁점에 대해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며 "1·2심 판결 내용과 법령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해 상고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서울시가 케이블카 독점 문제를 명분으로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서울환경연합은 "개정된 궤도운송법으로 기존 케이블카 독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도 서울시가 신규 곤돌라 설치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특정 지자체의 사업을 위해 전 국토의 생태 보전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굳이 위법 논란과 예산 낭비를 감수하며 옛 계획에 집착하는 이유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남윤서 기자 nyyys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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