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강주영 기자]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78년 만의 형사사법 체계 대전환이 무색하게도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경찰청 등의 '인사 공백'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현 상황의 근본적 원인은 여권 내 강경파의 거센 반발에 따른 인사 적체인데요. 문제는 청와대의 출구전략이 마땅치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민정·정무 라인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발생한 상황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한찬식 민정수석(왼쪽)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인사 검증도 개별 접촉도 '실패'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13일 여권 내부에는 긴장감이 감지됩니다. 14일 예정된 인사청문회가 여권 갈등의 분수령으로 작용하는 까닭입니다. 이미 여권 내에서는 "대통령 인사권을 존중하지만 지금은 국회의 시간"이라며 김 후보자에 대한 강력한 검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자칫 이번 인사청문회가 여권 갈등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김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 여부가 여권 내 강경파의 행보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청문회 결과에 따른 이재명 대통령의 선택에 강경파가 다시 '폭주'할 수 있는 상황인 셈입니다.
이런 가운데 행정안전부가 김 후보자에 대한 비판에 나선 임은정 광주지방중수청장에 대한 감찰에 착수한 것은 상징적 장면이기도 합니다. 김 후보자와 관련한 이 대통령의 명확한 의중이 표출됐음에도 여당 내 강경파 등이 여전히 공개 반발하는 건 향후 국정 운영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강경파의 거센 반발과 별개로 청와대 '책임론'도 적지 않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대통령과 강경파 사이에서 청와대 참모진들이 '조정'에 나섰어야 하는데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핵심은 민정·정무 라인입니다. 강경파의 불만이 폭증한 계기는 결국 김 후보자 지명입니다. 이를 놓고 인사 검증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후보 추천위원회 등과 별개로 청와대 차원의 인사 검증 시스템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데, 한찬식 민정수석이 제대로 된 검증에 나섰냐는 겁니다. 강경파는 김 후보자의 인사 검증에서 한 수석이 사실상 '친윤(친윤석열)' 검사를 밀어붙인 것이라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또 지지율 하락의 계기가 된 '인사 참사'의 반복에서도 민정 라인의 책임론이 불거집니다. 한 수석이 인사 검증 과정에서 '형식적 검증'에 그쳤다는 건데요. '성남·경기' 라인에 밀려 아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오랜 기간 검찰 개혁을 주장해 온 강경파에 대한 설득과 포용도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 후보자 지명과 검찰 개혁 진행 상황에서 홍익표 정무수석이 강경파 설득에 실패한 건데요. 홍 수석은 지난달 18일 추미애 경기도지사를 만나 김 후보자 인선 배경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하지만 해당 만남에서 추 지사의 완강한 반대 입장을 꺾지 못했습니다.
이후 이 대통령과 추 지사 사이의 신경전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실정인데요. 추 지사는 이날 국정감사에 출석해 "고관대작으로 평생 살아, 소시민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 대통령의 우회 비판에 "민생을 모른다거나 제가 사치하면서 남에게 피해를 끼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청문회 이후 시시비비 따져야"…정무 라인 '교체설'도
민정·정무 라인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친명(친이재명)계에서도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한 친명계 초선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인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한 갑갑함이 있다"며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친청(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시기이다 보니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이후에 시비를 따지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문제는 현재 상황이 정리된 이후에 다뤄야 한다는 겁니다.
조국혁신당 지도부 관계자는 "현 상황의 첫 번째 문제가 민정·정무 라인"이라며 "공교롭게 민정이 인사 추천하는 자리들이 모두 대행 체제로 가고 있는 건 민정 라인이 덜컹거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관옥 시그널정치연구소장은 "인사에 참모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소수의 결정 구조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서는 민정·정무 라인의 '책임론'에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각자 역할을 다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다만 청와대 내부에서도 정무수석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데요. 정무수석 교체가 통합의 범위를 넓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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