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도 무용지물…삼전·하닉, '급락'
중국 CXMT 차세대 D램 출시 예고…반도체 공급 확대 우려
외국인 5조원대 매도에 수급 공백…증권가 "빠른 반등 제한적"
2026-10-13 16:45:25 ㅣ 2026-10-13 17:30:46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역대급 실적과 높은 이익 전망에도 외국인의 거센 매도세에 밀려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중국발 반도체 공급 확대 우려와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겹치면서 실적 개선 기대보다 향후 성장세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호황 전망에도 미래 이익에 대한 신뢰와 수급 기반이 회복되지 않으면 주가 반등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7.39% 내린 23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SK하이닉스도 10.09% 급락한 144만3000원에 마감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 기록한 최고가 300만2000원보다 약 52% 떨어진 수준입니다. SK스퀘어(402340)(-12.91%), 삼성전기(009150)(-8.34%) 등 관련주도 동반 하락했습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8.89포인트(5.46%) 하락한 6035.35로 마감했습니다. 장중에는 5911.11까지 밀리며 6000선이 무너졌고 오전 9시47분58초에는 약 두 달 만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1532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습니다.
 
이번 급락의 주요 악재 중 하나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의 차세대 서버용 D램 출시 계획입니다. CXMT는 연말까지 새로운 메모리셀 구조인 '4F²'를 적용한 DDR5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중국 업체가 서버용 메모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 공급 증가와 가격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다만 양산 수율과 고객사 인증이 검증되지 않아 실제 공급 확대 여부는 불확실합니다.
 
글로벌 AI 산업의 자금 조달 부담도 반도체주를 압박했습니다. 최근 오픈AI의 매출 규모를 둘러싼 논란과 미국 장기금리 상승으로 대규모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경계감이 커졌습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67% 하락했고 마이크론(-3.88%) 등 주요 반도체주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3분기 영업이익 107조4000억원을 발표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당일 주가는 2.42% 하락했습니다. 키움증권의 지난 8일 보고서에 따르면 7일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7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554조원, 401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보다는 반도체주에 대한 시장의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올해 남은 기간 실적보다 내년 이후의 이익 지속성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낼 매수 기반이 약해진 점도 낙폭을 키웠습니다. 외국인은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13조6265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6일 자사주 매입을 완료한 데 이어 SK하이닉스도 매입 종료를 앞두면서 수급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관투자자든, 개인투자자든 매수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가격의 변동 폭을 확대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장기 메모리 업황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주가 회복에는 신중론이 제기됩니다. 골드만삭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확대에 따른 범용 D램 공급 제약으로 2027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4배 이하로 내려왔어도 이를 저평가의 근거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의 이익 추정치는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주가는 오히려 꺾이고 있다"며 "미래 이익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향후 주가 방향을 가를 변수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과 미국 물가지표입니다.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14일,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는 15일 각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미국에서도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공개됩니다. 반도체 수요와 금리 부담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일정인 만큼 투자심리 변화에 관심이 쏠립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에이션 부담이 없더라도 투자심리와 수급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빠른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27일과 29일 예정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확정실적까지 횡보장세가 이어질 것이며, 반도체는 단기 조정을 견딜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사진=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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