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최근 2년간 보험업권 신사업으로 주목받은 펫보험 시장에 대해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메리츠화재의 선전을 지켜본 손해보험사들이 후발 주자로 나섰지만, 손해율을 따져보면 실질적인 수익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펫보험에 진출한 국내 손보사는 △메리츠화재(펫퍼민트) △삼성화재(착한펫보험) △DB손해보험(펫블리) △현대해상(굿앤굿 우리펫) △KB손해보험(금쪽같은 펫보험) △NH농협손해보험(펫앤미든든) △롯데손해보험(let:safe 펫보험) △한화손해보험(펫투게더, LIFE플러스 댕댕이보험) △캐롯손해보험(캐롯 펫보험) △ACE손해보험(에이스펫보험) 등 10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손보사의 펫보험 신계약 건수는 올해 1~5월간 누적 5만5508건으로, 전년 동기(3만3029건) 대비 약 68% 증가했습니다. 보유 계약 건수도 전년 동기(11만9837건) 대비 64% 늘어난 19만6196건으로, 20만건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동 기간 원수보험료는 전년(274억2817만원) 대비 71% 상승한 469억6528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펫보험은 성장 한계에 직면한 전통 보험시장의 신사업으로 주목받아왔습니다. 차보험과 실손보험 등 기존 보험상품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1500만 반려인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을 위한 지출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에서 미래 수익성 제고 잠재력을 엿본 배경입니다.
국내에선 메리츠화재와 삼성화재가 2018년 하반기에 펫보험을 출시하면서 선제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국내 최초 장기 펫보험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을 늘렸는데요. 현재 시장 점유율은 약 70%로, 사실상 펫보험 시장 독주 체제를 구성했습니다. 이후 메리츠화재의 선전을 지켜본 다른 보험사들이 2023년부터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펫보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펫보험에 대한 수익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비판적 시각이 늘고 있습니다. 펫보험 상품에 대한 신계약이 늘면서 보험료에 따른 수익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사업의 수익성을 판단하려면 보험금 지급에 따른 손해율도 따져봐야 합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에 대한 성장 가능성과 수익성 제고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시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실제로 펫보험 진출로 인한 수익성 개선은 시일을 두고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펫보험을 출시하면서 가입자가 많이 발생되니 판매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며 "보험금 청구가 시작되는 최소 2~3년, 혹은 그 이상의 시간을 두고 손해율이 얼마나 나타나는지 살펴봐야 정확한 수익성 판별이 가능하다"고 부연했습니다.
나아가 10곳의 손보사가 펫보험 경쟁을 벌이는 만큼, 각양각색의 보상 특약이 손해율 상승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보험업계 다른 관계자는 "일단 선제적으로 점유율을 확보해두기 위해 움직이고 개별사의 특화된 특약들로 점유율 승부를 벌이는 만큼 어떤 손해율이 뛸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귀띔했습니다.
펫보험 시장의 손해율 관리는 반려동물 의료수가에 달렸습니다. 현재는 동물병원마다 천차만별인 의료비로 인해 예상 손해율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반려동물 의료수가 표준화 작업이 수반돼야 손해율 관리가 수월하다는 점을 알지만, 수의사협회와 대립으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습니다.
보험업계는 정부의 '동물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 추진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동물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업계 공통 과제로 추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대구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부속 동물병원 앞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아 키우던 풍산개 '송강(왼쪽)'이와 '곰이'가 배변 활동을 위한 산책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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