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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NETFLIX) 광풍이 매섭다
. 팬데믹 선언 후 국내 영화계는
‘코로나
19’가 휘둘러대는 펀치에 맥없이 휘청거렸다
. 그리고 혼란한 틈을 타
OTT플랫폼
, 정확하게는 넷플릭스가 시장을 독점해버렸다
.
넷플릭스는 어마어마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를 피해 개봉 연기에 들어간 여러 화제작을 싹쓸이하며 매점매석에 들어갔다. ‘사냥의 시간’을 시작으로 ‘콜’ ‘차인표’ ‘승리호’를 넘어 작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쏟아지는 호평 세례를 받은 ‘낙원의 밤’까지. 겨우 다섯 편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넷플릭스 입장에선 이만하면 충분할 수도 있다. 한국 영화산업에 대한 간보기가 끝났단 뜻이다.
넷플릭스는 다섯 편 영화에 대한 모든 판권을 매입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공개에 대한 권리까지 넘겨받았다. 넷플릭스는 영화 판권 매입에 ‘총 제작비+α’ 개념 대금을 지급한다. ‘α’ 규모는 총 제작비 10% 내외로 알려져 있다. 초대박이 터져도 제작사 등에 따로 지급되는 보너스는 없다. ‘한국 영화’란 양질의 콘텐츠를 총 제작비에 얼마간 웃돈만 얹어주고 집어 삼키는 셈이다.
넷플릭스의 작년 한 해 국내 시장 공략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새롭게 열린 비대면 시대가 OTT플랫폼 목적성에 날개를 달아줬다. 닐슨코리아의 ‘2020 하반기 미디어리포트’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작년 11월 순이용자수(UV)는 같은 해 1월 대비 64.2% 증가했다. 영화만이 아닌 ‘오리지널 시리즈’도 흥행몰이에 성공하면서 넷플릭스는 더 자신감을 얻었다. ‘킹덤’ 이후 제작된 ‘보건교사 안은영’과 ‘스위트홈’이 연이어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면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는 흥행’이란 공식이 정립됐다. 동남아 콘텐츠 시장 허브로 불리는 국내 시장 점령을 위해 넷플릭스가 해야 할 일이라곤 이제 영화 시장 석권만이 남았을 뿐이다. 다섯 편 영화로 가능성을 타진했다면 이제 넷플릭스 입장에서 남은 과제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작년 말 국내에 장기 계약을 체결한 대규모 스튜디오를 기반으로 국내 영화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본격적인 국내 오프라인 배급 시장 진출이다. 전자는 이미 기정사실이 됐고, 후자는 작년 상반기 흥행에 성공한 ‘#살아있다’ 해외 판권 구매를 시작으로 서서히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작년 한 해 동안 국내 개봉이 연기된 상업 영화는 70편이 넘는다. 국내 극장 상황이 좋아질 가능성도 보이지만 백신과 집단면역이란 안전망이 확보되지 않는 한 이전 같은 회생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70편 영화들이 ‘포스트 코로나’를 기다리며 무작정 개봉을 늦출 수만도 없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하나. 어쩔 수 없이 넷플릭스를 포함한 토종 OTT 문을 두드리는 것뿐이다. 그 중심에 선 넷플릭스는 이제 ‘오리지널 시리즈’와 ‘영화’로 양분된 국내 콘텐츠 시장 점령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다.
기획과 제작 그리고 유통까지 잠식할 것이 뻔한 글로벌 콘텐츠 기업에 국내 영화 시장이 넘어갈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이 변화는 콘텐츠 시장 신세계를 열게 할 것이다. 만약 그 신세계에서 튀어나올 것이 모두가 환호하는 날개 달린 천사가 아닌 국내 영화산업 뿌리까지 씹어먹을 뿔 달린 악마면 어찌해야 할까. 국내 영화계는 이 새롭게 열릴 신세계에 어떠한 대비책을 세워두고 있는가.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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