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지속적인 논란에 휘말리면서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백 대표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얼굴을 비치며 외식업계에서 '장사의 신'으로 불릴 만큼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지만, 근래 연이은 구설수에 더본코리아가 그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는 송두리째 무너지는 실정인데요.
문제는 더본코리아 가맹 점포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이와 관련된 협력 업체 입장도 점점 난처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백 대표를 둘러싼 사안들이 단기간 내 해결되기 어려운 데다, 외식 업계의 핵심인 신뢰도를 흔들고 있다는 점에서 점주 이탈 현상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올 들어 백종원 대표는 연이은 논란에 언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본격적인 논란은 더본코리아가 지난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빽햄 선물세트'를 출시하면서 시작됐는데요.
빽햄은 햄 시장 점유율 1위인 CJ제일제당의 스팸과 비교해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싼데 반해, 돼지고기 함량이 떨어진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당시 더본몰에서는 정가 5만1900원의 빽햄(200g) 선물세트를 45% 할인한 2만8500원에 판매했지만, 2만1750원인 같은 용량의 스팸보다 가격이 높았습니다. 반면 돼지고기 함량은 빽햄이 85.42%로 92.37%인 스팸보다 낮았습니다.
지난달에는 연돈볼카츠가 출시한 맥주 '감귤오름'이 감귤 함량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감귤오름에 표시된 성분표를 살펴보면, 한 캔(500㎖)에는 감귤 착즙액 0.032%, 약 0.16㎖가 함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타사 과일 맥주 대비 낮은 수치입니다.
급기야 이달 21일에는 더본코리아의 저가 커피 브랜드 빽다방의 제품 원산지 허위 광고 의혹과 관련해 백 대표가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기까지 했는데요. 서울 강남경찰서는 빽다방이 신제품을 홍보하며 원산지를 오인하게 했다는 고발장을 접수했습니다.
고발장에 따르면 빽다방은 지난해 1월 인스타그램에서 '우리 농산물 우리 빽다방'이라는 문구로 '쫀득 고구마빵'을 홍보했지만, 또 다른 광고물에서는 '중국산 고구마가 일부 포함돼있다'고 기재한 바 있습니다.
이 밖에 간장과 된장의 원산지 허위 표기 문제, 농약 분무기 사용, 새마을식당 온라인 카페 직원 블랙리스트 게시판 생성 의혹 등 크고 작은 잡음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백 대표는 연일 사과 입장을 밝히는 데 급급한 실정입니다.
점포 우하향 흐름…곤혹스러운 관계자들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함께 산하 가맹브랜드의 점포 수도 전반적으로 우하향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산하 25개 외식 브랜드의 총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066개로, 전년의 2785개에 비해 281개(10.1%)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액면 상 총량은 늘어났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25개 브랜드 중 8개 만이 점포 수가 증가했습니다. 이마저도 증가 점포 수 281개 중 263개(93.6%)는 저가 커피 브랜드인 빽다방에 집중됐습니다.
오히려 총 13개 브랜드는 점포 수가 줄었습니다.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던 연돈볼카츠의 경우 49개에서 31개로 1년 새 18개가 폐업했고, 백스비어는 79개 중 10곳이 폐점했습니다. 더본코리아의 대표 브랜드인 새마을식당도 101개에서 92개로 줄었습니다.
아울러 가맹점이 단 한곳도 없는 곳은 기존 3곳에서 4곳으로 증가했는데요. 대표적으로 백철판0410의 경우 지난 2023년까지 3곳이 운영됐지만 지난해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고속우동, 퀵반, 낙원곱창은 본래부터 점포 수가 '0개'였지만 가맹 사업을 철수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백 대표와 협업을 이어온 유통업계도 노심초사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편의점 CU의 경우 백 대표와 10주년 째 협업 체제를 꾸려왔는데요. CU는 백 대표와 함께 지난 2015년 도시락을 론칭한 것을 시작으로 가정간편식(HMR), 주류, 안주류 등 다양한 협업 아이템을 선보여 왔습니다. CU가 지난 10여년 간 출시한 백 대표 관련 제품은 약 550종에 달합니다.
일단 CU 측은 "(협업 제품들의) 제조와 관련해서는 CU가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아직 매출에 큰 지장이 있는 상태는 아니다. 사태를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백 대표의 리스크가 장기화하면, CU 측 역시 이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같은 외식 카테고리 내에 있다 하지만, 더본코리아가 전개하는 사업들 간의 성격 및 특징이 워낙 상이한 점은 과거부터 문제로 지적돼 왔다. 문어발식 프랜차이즈 사업 확장 전략이 최근 독으로 작용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외식 사업에서는 브랜드 가치 및 신뢰도가 생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데, 백 대표를 위시한 오너 리스크에 이 부분이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추가적인 점주들의 이탈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상장식에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기념사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이지유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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