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불안에 미뤄지는 분양 일정
1분기 서울 분양 1건 그쳐…4월에도 404가구 1단지 전부
서울 분양 가뭄 원인은…정국 불안·고분양가 등 복합 요인 작용
2025-03-31 15:01:00 2025-03-31 17:20:28
 
[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4월에 전국적으로 1만7000여가구가 분양 일정에 돌입하는 가운데, 서울은 이 중 단 404가구에 그칠 전망입니다. 서울은 1분기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 원페를라(1097가구)'만이 분양됐을 정도로 분양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는 정국불안 속에 건설사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 분양 시기를 저울질하는 분위기가 짙어지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31일 직방에 따르면 4월 분양예정 물량은 27개 단지, 총 2만3730가구(일반분양 1만2598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가량 줄었습니다. 이 중 수도권 분양 물량은 1만7772가구이며 지역별로는 △경기 1만2791가구 △인천 4577가구 △서울 404가구입니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 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서울에서는 중구 황학동 '청계 노르웨이숲' 한 곳만이 4월 분양예정입니다. 총 404가구 규모 중 일반분양 물량은 97가구에 그칩니다. 
 
올 들어 서울 지역은 극심한 분양 물량 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분양 가뭄 원인으로는 먼저 탄핵 정국 장기화에 따라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꼽힙니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전반적인 홍보 효과가 떨어지기에 선거 이후로 분양 일정을 잡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분양을 미루는 단지도 늘고 있습니다. 서울 구로구 '고척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성북구 동선2구역 재개발, 강남구 역삼동 '자이더 캐럿 141' 등 3개 단지가 분양에 4월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공사 일정이나 조합 사정 등으로 5월 이후로 분양 일정이 밀렸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해에도 1월 3400여가구, 6월 800여가구 수준으로 분양 실적이 높지는 않았는데, 올해는 1000가구에 그치는 등 확실히 공급이 줄고 있는 모습"이라며 "서울은 분양가 부담이 커도 경쟁률이 높은 강남 지역을 제외하면, 최근 강북 지역에서도 미계약이 나오는 등 분양 소진에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서울 분양 물량 부족은 정국 불안과 고분양가, 여기에 서울 내에서도 관측되는 분양 시장 양극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토마토)
 
서울 외에 전반적인 분양 실적 역시 저조합니다. 직방에 따르면 3월 분양 예정 물량 2만4880가구 중 지난 25일 기준 실제 분양이 이뤄진 단지는 9699가구로, 분양 실적률 39%를 기록했습니다. 일반분양 실적은 47%(8838가구)였습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다시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산되면서 시장의 관망세는 여전하고, 탄핵 정국 결정이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부분도 시장 불확실성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시장 흐름을 면밀히 살피며 분양 일정과 시기를 신중하게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