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기각' 확신…윤, 승복도 사과도 없었다
헌재 선고 후 윤씨 측근들 일제히 "안타깝다"
경호처 내부서 다음 일정에 대한 논의 정황도
2025-04-04 17:57:00 2025-04-04 17:57:00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씨에 대한 탄핵심판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을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씨와 측근들은 선고 당일까지 '기각'을 확신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헌재 선고 직후 나온 윤씨의 메시지에는 '승복하겠다'는 내용이 없었습니다. 불법계엄에 대한 대국민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인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 윤갑근 변호사 등이 심판정으로 들어서기 앞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 "안타깝고 죄송"…변호인단 "불공정" 주장
 
윤씨는 헌재 탄핵심판 선고 이후 2시간 만에 변호인단을 통해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는 전 국민이 아닌 지지층을 향한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 많이 부족한 저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대국민 메시지에서도 윤씨는 지지층만 바라보며 별도의 '승복'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습니다. 
 
윤씨의 변호인단은 헌재 결정 직후 "정치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는데요. 윤갑근 변호사는 탄핵심판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준비 기일부터 지금까지 진행 과정 자체가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며 "결과까지도 전혀 법리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 이뤄졌다"고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이어 "이것이 21세기 법치주의 대한민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라며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참으로 참담하고 걱정스럽다. 큰 숲을 보면서 결정해야 되는데 지엽적인 부분, 나무만 본 게 아닌가 해 안타깝다"고 전했습니다. 
 
윤석열씨가 지난달 8일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 오른쪽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의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경호처, 다음 일정 고려 정황…사저 복귀 촉각
 
윤씨 측근들이 '기각'을 확신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이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직원들에게 "(윤 대통령이) 현충원에 들러 청사로 올 때 도열할 수 있도록 대비하라"는 내용이 <한국일보>의 단독을 통해 알려졌는데요. 이를 통해 윤씨 측근들은 대통령 직무복귀를 굳게 믿고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모습은 그동안 헌재 앞에서 윤씨의 '탄핵 기각'을 촉구했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발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요. 헌재 선고 당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 의원은 "헌재가 저런(탄핵인용) 결정을 할 줄 상상 못 했다"며 "절차적 과정 등에서 위법사례가 있어 '각하'가 맞다고 봤다. '법리상 기각'인데, 어쩌면 기각을 강탈당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윤씨와 함께 '비상계엄'을 도모했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옥중 편지를 통해 '아스팔트 극우' 지지자들을 선동하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김 전 장관은 "우리의 여망대로 되지 않아 너무나 큰 분노와 실망을 감출 수 없다"며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법'의 심판보다 더 강력한 '국민의 심판'이 남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더욱 힘차게 싸우자"며 지지층을 선동하는 발언을 공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파면된 윤씨는 향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해 자택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앞서 2017년 탄핵된 박씨도 파면 선고 이틀 후 청와대를 떠나 사저로 복귀했는데요. 다만 아직 윤씨가 언제 복귀할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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