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후보, 은행 과도한 이자장사 손질 예고
2025-04-25 11:05:51 2025-04-25 15:54:16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유력 대선후보들이 은행의 과도한 이자 장사에 손질을 예고했습니다. 기준금리 등 조달금리가 떨어져도 대출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매년 역대급 수익을 경신해온 데 대해 경종을 울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대선주자들 "은행, 국민 상대로 이자장사"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아직 대선 본선 대진표가 꾸려지기 전이어서 각 후보들이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고 있진 않지만, 과거 발언을 살펴보면 은행권의 예대마진에 비판적인 어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유력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들은 "후보의 과거 발언과 현재 캠프의 공약은 같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예대마진은 대출금리와 예금금리의 차이로 금융기관의 수입이 됩니다. 예대마진이 크다는 것은 금융기관이 예금으로 지출한 이자에 비해 대출로 얻은 이자가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그간 은행권 예대마진과 관련해 구체적인 발언을 내놓은 적은 없으나, 금융권의 지나친 예대마진으로 서민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은행권이 서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이자 장사에 몰두하면 안 된다는 기조"라며 "서민 금융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과거 자신의 SNS에 "지금까지 국내 은행들은 국민을 상대로 이자 장사를 하면서 배를 불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은행들은 대출금리는 성큼성큼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찔끔 올린다"고 지적한 적이 있습니다. 또 "은행들은 정부가 시중금리의 급격한 인상에 개입하고,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를 시행하는 것에 대해 관치 금융이라고 비판한다"면서 "은행들도 설득력 없는 불평을 늘어놓지 말고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현재도 해당 입장 그대로"라고 했습니다.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후보는 "예대마진을 줄이는, 대출이자를 낮추는 방향의 움직임이 꼭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한 후보는 당 대표 시절 중소기업계를 만나 "기준금리가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더 내려갈 수도 있는데도 기업이나 가계가 부담하는 대출 금리는 내려가지 않고 있다"면서 "예대마진 차이가 이렇게 크게 오래 지속되게 되면 가계와 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후보 캠프 관계자도 "입장이 바뀐 게 없다"고 했습니다.
 
반면 유력 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홍준표 후보는 정부가 은행의 예대마진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반대했습니다. 홍 후보 캠프에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관치금융을 종식시키겠다는 기조이기 때문에 정부가 은행 업무에 관여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라며 "예대마진은 금융의 본질인데 이를 불온시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이 교수는 "기준금리가 내려간다는 것은 경기가 안 좋다는 얘기고, 대출이자를 못 낼 위험이 커지는 것"이라며 "은행이 원가 베이스로 대출이자를 결정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되고, 은행 입장에선 위험을 고려하는 것이다. 이런 시장의 가격 정책에 정부는 개입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김동연, 김경수(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과도한 예대마진 불만 속출…정도 지나쳐"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금융권의 예대마진을 언급하며 "국민과 기업이 고통을 겪는 가운데 과도한 축재"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비슷한 방향의 공약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후보는 당 대표 시절 회의에서 "은행들이 과도한 예대마진으로 폭리를 취하고 가계와 기업에 막대한 부담을 주는 상황이 옳은가"라면서 "시장에 맡겨서는 문제 해결이 안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도 SNS를 통해 "은행의 과도한 예대마진에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며 "은행의 이윤 추구를 나무랄 수는 없지만, 그 정도가 지나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정책 공약은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디테일한 부분은 본선 이후에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그간 금융사들이 예대금리차를 기반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고금리 시대에 서민들을 울리는 이자 장사라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돼왔습니다. 금융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는데요. 이번 대선에서도 서민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 하에 '이자 장사' 프레임으로 은행권 예대마진 때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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