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방한하면서, 국내 주요 재계 인사 가운데 누구와 회동할지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가전과 스마트폰, 반도체 업계는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면제 대상이지만 향후 전자제품으로 일괄적인 품목별 관세를 붙일 것이란 예고 탓에 불안감이 더 큰 상황입니다. 이에 해당 사업을 주도하는 기업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회장, 구광모 LG회장 등이 트럼프 주니어와 만나 일명 ‘패밀리 로비’ 활동을 통해 트럼프 ‘관세 폭탄’을 둘러싼 한미 통상협상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사진=연합뉴스)
29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입국합니다.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트럼프 주니어는 오는 30일 주요 기업 회장들과 직접 대면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주니어의 방한은 정용진 신세계 회장이 초청하면서 성사됐습니다. 두 사람은 각별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앞서 정 회장도 지난해 12월 트럼프 주니어의 초청을 받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바 있습니다.
이번 방한은 트럼프 정부와의 소통을 희망하는 재계의 요청에 트럼프 주니어와 친분이 있는 정 회장이 가교 역할을 해 성사된 것으로 보입니다. 회동 일정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정 회장은 그의 모든 방한 일정을 동행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주니어의 이번 방문 일정에 정·관계 인사와의 회동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재계 인사와의 면담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총수들의 참석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10대 그룹+α’식으로 대략 20명이 넘는 기업 총수와의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4대 그룹 총수 중 해외 체류 일정이 있는 정의선 현대차 회장을 제외하고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등은 참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집니다.
이번 면담은 미 행정부가 한국을 상대로 25% 상호관세를 예고하며 통상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한미 2+2 통상 협의’ 직후 이뤄지는 것이라 재계에 관심이 큽니다. 더군다나 트럼프 주니어는 부친인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막후 실세’로 불립니다. 최근에는 사교 클럽인 ‘이그제큐티브 브런치(Executive Branch)’를 창립한 뒤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정·재계 인사들을 회원으로 받아 관계를 형성 중입니다.
재계에서는 트럼프 주니어와 주요 총수들의 직접 회동이 있을 경우, 관세 완화와 같은 실무적인 요구보다 한미 경제동맹의 중요성 등 거시적인 대화가 오갈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실무 협상에 들어가는 사람들의 만남이 아니기 때문에 면담에서는 상호, 품목별 관세 등 세부적인 내용을 논하기에 적합한 자리는 아니다”라며 “우리 기업들이 미국 경제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고 한미 경제 동맹이라는 것이 얼마나 양국에 도움이 되고 있는 지와 같은 포괄적인 얘기가 오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어 “중요한건 이런 대화 내용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한미 정부측 협상단에 전달되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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