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월권한 채…권한대행, 초유의 대선행
8번 거부권 사용 뒤 출마 임박…'복심'들 캠프행 '유력'
2025-04-29 18:15:27 2025-04-29 18:15:27
[뉴스토마토 차철우 기자·이선재 인턴기자] '대선 출마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대통령 권한대행 헌법재판관 임명 제한법)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건데요. '월권'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이번 거부권은 사실상 마지막 방탄입니다. 사상 초유의 '권한대행' 조기 대선 출마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정치권 안팎의 비판 여론은 연일 확산하고 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일 또는 2일 출사표…야권 "부적절"
 
한 권한대행은 29일 대통령 권한대행 헌법재판관 임명을 제한하는 헌재 개정안에 거부권을 사용했습니다.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은 "헌법에 규정돼 있는 통치 구조와 권력분립의 기초에 관한 중요한 사항을 법률로 규정하고, 현행 헌법 규정과 상충한 내용이 담겼다"며 "거부권 사용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개정안은 임기가 만료된 재판관이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계속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며 "헌법재판관 임기를 명시하고 있는 헌법 정신에 반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사용한 건 이번이 8번째입니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국회법 개정안을 시작으로 △국회증언감정법 개정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농어업재해대책법 개정안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 △상법 개정안 등 7개 법안에 거부권을 사용했습니다.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는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으로 보입니다. 한 권한대행의 출마가 임박한 것으로 보기 때문인데요. 이르면 다음 달 1일 또는 2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유력합니다. 전날 한 권한대행의 '복심'으로 분류되는 손영택 국무총리비서실장은 이미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김수혜 공보실장을 포함해 핵심 참모들도 사직을 준비해 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신정인 시민사회비서관을 비롯해 박경은 정무실장 등 '정무 라인'들이 한덕수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집니다. 정치인 중에선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캠프 합류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 십자포화에도…판 키우는 친윤계
 
야권에선 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가 적절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오는데요.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헌법재판관 지명) 집행정지 가처분을 인용했음에도 한 권한대행이 한 행위가 정당하다고 웅변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며 "권력의 절제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인물임을 입증한 꼴"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찬대 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권한대행의 출마는)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는 국민 70%가 반대하는 일"이라며 "내란을 방조한 공범이자 퍼주기 외교의 상징인 한 권한대행은 대선 출마할 자격이 없다. 감히 나선다면 제2의 내란을 획책하는 것"이라고 질타했습니다. 염태영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법 위에 군림하려는 한 권한대행의 만용은 (그가) 윤석열의 분신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다만 한 권한대행의 출마에 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인물도 있습니다. 정대철 헌정회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한덕수는) 국민이 불러냈다"며 "(대선에) 안 나갈 수 없게끔 된 분위기가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권한대행의 출마가 현실화한다면 국민의힘의 대선 지형도 복잡해질 수 있는데요. 국민의힘 반탄(탄핵 반대)파와 찬탄(탄핵 찬성)파의 의견도 엇갈립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우리 당 대부분은 이재명에 대항하기 위해서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가졌다"며 "당원의 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혔습니다. 친윤(친윤석열)계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토마토>에 "반명(반이재명) 개헌연대를 위해 자유민주공화주의 세력의 총결집이 필요하다"며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친윤계 역시 한 권한대행의 출마에 찬성하는 입장인데요. 친윤계 한 재선 의원은 "결국 반명 빅텐트를 만드는 역할을 잘해 줄 것을 잘해 나오더라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일화 과정에서 이재명을 막는 빅텐트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친윤계 중진 의원은 "(한 권한대행이) 이재명의 나라를 얼마나 걱정하면 저런 결정을 했겠느냐"며 "단일화의 구체적인 여러 가지 조정이나 협상은 필요하겠지만 반대할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언급했습니다. 
 
반면 친한(친한동훈)계 측은 한 권한대행의 출마에 비판적인 입장입니다. 한동훈 후보 측 관계자는 "(한 권한대행의 출마설이) 경선의 의미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며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한 비토가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단일화를 언급하는 게 옳지 않다"며 "경선 과정을 통해서 치열한 과정을 통해서 국민과 당원들에게 선택받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차철우 기자 chamato@etomato.com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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