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무소속 한덕수, 11일 이후 국민의힘 입당하면 ‘후보 무효’
국민의힘 단일화 갈등 최고조…김문수 일정 중단까지
김문수, '권영세 도장' 없인 후보등록 서류 제출 불가능
김문수 버티면 당도 대안 없어…법조계 “치킨게임 됐다”
2025-05-07 13:43:26 2025-05-07 14:39:14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를 놓고 여권 내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가운데 오는 11일 '후보 등록'이 단일화의 변곡점이 될 걸로 보입니다. 공직선거법상 11일 이후 단일화가 성사되면 한 후보는 국민의힘에 입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선거법에 따르면, 무소속으로 등록한 후보가 정당의 당원이 될 경우 그의 후보 자격은 무효가 됩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 후보가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7일 오전 9시부터 당원을 대상으로 21대 대선 ‘후보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는 밤 9시까지 진행됩니다. 이번 여론조사 문항은 △단일화 필요성(필요하다, 안 필요하다) △단일화 시기(후보등록 전, 후)입니다. 현재 김 후보는 6일 당 단일화추진본부가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소집한 데 반발해 후보 일정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지난 3일 당의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됐지만 당 일각에서 한 후보와의 단일화를 압박하자 대선후보로의 일정을 '보이콧'하는 겁니다. 
 
일단 시간은 김 후보 편으로 보입니다. 당의 대선후보로 결정된 김 후보가 끝까지 버티면 한 후보와의 단일화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11일 이후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한 후보는 '국민의힘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지 못합니다. 선거법 제52조(등록무효)에 따르면, 무소속 후보자가 후보자 등록 후 정당의 당원이 될 경우 그 후보자의 등록은 무효가 됩니다. 
 
그러나 김 후보도 마냥 버티기로 일관할 순 없습니다. 만약 11일까지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추천서 등 후보 등록 서류에 도장을 찍지 않으면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선거법 제49조(후보자등록 등) 2항에 따르면, 대선과 총선에서 정당 추천 후보자 등록은 추천 정당이 신청해야 합니다. 이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는 서류엔 추천 정당의 당인 및 대표자 직인이 날인된 추천서와 본인 승낙서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직인 날인을 거부하게 되면 지난 2016년 '옥쇄 파동' 판박이가 됩니다.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016년 3월 20대 총선을 불과 20일 앞두고 일부 선거구 공천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 추천장에 대표 직인 날인을 거부하고,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시 영도구로 내려갔습니다. 박근혜씨의 의중이 실린 친박계 공천을 놓고 당정 갈등이 폭발한 겁니다. 김 후보가 계속 단일화를 거부하면 권 위원장도 ‘옥쇄 들고 나르샤’ 할 수 있는 겁니다. 
  
결국 단일화를 놓고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 모두 물러서지 않는 최악의 경우, 국민의힘은 공식적인 대선후보 없이, 한 후보는 무소속 신분으로 대선을 치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경우 국민의힘이 무소속 한덕수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하는 방법은 가능할까요. 
 
일단 선거법 제88조(타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금지)에 따르면, "후보자, 선거사무장, 선거연락소장, 선거사무원, 회계책임자, 연설원, 대담·토론자는 다른 정당이나 선거구가 같거나 일부 겹치는 다른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다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자 등’ 신분이 아니라면 정당 대표자, 당원 등도 다른 정당·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 차례 경선을 통해 최종적으로 선출된 김 후보를 강제로 물러나게 하고, 무소속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는 당에 국민들이 얼마나 지지를 보낼지 의문입니다. 국민의힘 관계자들로서는 한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는 데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게 되는 겁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당무우선권을 가지고 있는 김 후보가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국민의힘은 한쪽이 양보하면 겁쟁이가 되고 양쪽 모두 양보하지 않으면 파국으로 치닫는 치킨게임에 갇히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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