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증권사 HTS·MTS 먹통…보상은 제각각
메리츠증권, 6일 밤 해외 주식 주문 먹통
올해 들어 해외주식 관련 오류 잇따라
당국 차원 보상기준 부재…증권사 자체 기준
2025-05-07 16:15:34 2025-05-07 16:15:34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증권사 전산 오류가 잇따르는 가운데 피해 보상이 각 사 기준에 따라 이뤄지고 있어 투자자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메리츠증권에서 전산장애가 발생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미국 주식시장 개장 직후인 밤 10시30분경 미국 주식 주문 접수가 이뤄지지 않은 것입니다. 일부 고객은 주문 처리가 지연되거나 취소나 정정이 되지 않는 등 불편을 겪었습니다.
 
메리츠증권의 전산장애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2월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2월20일 메리츠증권은 나스닥 상장사 하이드마 마리타임홀딩스(HMR)를 보유한 일부 투자자 계좌에 실제 보유 수량의 30배 주식을 입고했다가 실제 매도까지 체결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합병 비율을 적용하지 않아 벌어진 일입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지난 2월 사고의 경우 보상이 마무리됐다"면서 "이번에도 보상 공지가 올라가는 대로 접수된 피해에 대해 검토한 후 피해가 인정되면 보상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올 상반기 들어 증권사들의 거래 시스템 오류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체거래소(ATS) 출범 첫날인 3월4일부터 5일까지는 미래에셋증권의 MTS·HTS에서 실시간 주문 체결 조회가 지연돼 투자자들이 재주문하는 등 혼선이 발생했습니다. 같은 달 5일에는 한국투자증권에서 미국 주식 현지 브로커 측의 전산 문제로 3분간 나스닥 거래소 주문에 문제가 생겨 주식 매매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토스증권도 3월19일 오전 약 30분간 해외 주식종목 정보 조회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일주일 뒤 26일엔 카카오페이증권 MTS에서 HMR 거래가 막혀 불편을 초래했습니다. 사측은 전산 오류라고 해명했습니다. 이후 31일엔 신한투자증권 MTS, HTS의 주식 체결 조회가 지연됐습니다.
 
키움증권에서는 이틀 연속 오류가 지속되기도 했습니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3~4일 HTS, MTS에서 매수·매도 체결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공지한 자체 보상 기준에 따라 최선을 다해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에 만족하지 못한 고객들과는 아직 절차를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피해 규모가 컸던 만큼 금융감독원도 검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금감원은 이날부터 키움증권 수시검사에 착수해 전산장애의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점검할 예정입니다.
 
올 들어 전산 오류 사고가 크게 늘었지만 여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증권사별 전산 오류 원인이 상이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해외주식 관련 오류가 많았던 만큼 해외주식 거래가 급증한 데 따른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고 추정할 뿐입니다.
 
시스템 전산장애로 인한 투자자 피해 보상과 관련해서는 특정한 법률 또는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증권사들은 자체적인 규정에 따라 손실 범위를 확정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통상 증권사들은 주문 기록을 남긴 시점의 주문 가격과 장애 복구 시점의 가격에 대한 차액에 대해 보상금액을 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애시간 동안 주문기록이 없거나, 장애시간 동안 체결이 불가능한 가격대의 주문인 경우 보상에서 제외됩니다.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의 이같은 대응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투자자가 기한 내 직접 피해를 접수해야 하는데다, 피해 산정 과정에서 보상범위에 대한 사측과의 의견 차이가 커 실제 피해보다 적은 금액을 보상받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피해를 소명하지 못하거나 의견 차가 클 경우 보상 절차가 지연되기도 합니다.
 
증권사들은 보상과 관련해 당국 차원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입장이 다른 데다가 자체적인 실수에서 발생하는 사고의 경우 일괄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7일 메리츠증권 홈페이지에 올라온 해외주식 전산장애 보상접수 안내 관련 공지. (사진=메리츠증권 홈페이지)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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