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번엔 이재명" "그래도 김문수"…갈라진 PK
세대·지역별 흩어진 표심…투표 의욕↓
2030 '샤이 표심'과 '정치 무관심' 혼재
2025-05-15 18:11:45 2025-05-15 18:11:4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4일 경남 거제시 엠파크 차없는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뒤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부산·울산=이진하·김성은 기자, 진주·사천·창원=이효진 기자] "12·3 비상계엄을 저지한 이재명의 카리스마에 반했다" (김모씨·20세·남성·창원)
 
"그래도 깨끗한 김문수가 낫지, 이재명이 되면 나라 망한다" (한모씨·76세·남성·부산)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번 주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자 각 정당의 대선 주자들이 전국을 누비며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섰습니다. 첫 주에는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영남 지방에 집중됐는데요. <뉴스토마토>가 부산과 울산, 창원 등 PK 지역을 돌며,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두 번의 탄핵' 달라진 민심…"이젠 바꿔야"
 
21대 대선이 20일도 남지 않은 15일 보수세가 강하다고 알려진 PK 지역의 민심은 엇갈렸습니다. 일부는 최근 불거진 국민의힘 단일화 과정에서 보인 내홍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투표 의지마저 상실했다는 이들도 있었고, 두 번의 탄핵을 겪으며 이제는 무조건 찍어주면 안 된다는 인식이 생겼다고 고백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인구 이동이 가장 많은 부산역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원래 무조건 국민의힘을 지지했다"며 "그러나 박근혜씨의 탄핵 후 그 당의 실태를 깨닫게 됐다. 우리 지역을 위해 나라를 위해 일을 잘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하는데, 지금 부산 정책 보면 엉망이다. 그래서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일 잘하는 이재명을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부산에서 만난 5060 시민들은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부터 국민의힘이 아닌 민주당을 지지했다고 밝힌 이들이 많았는데요. 50대 남성 서모씨는 "과거 이재명이 성남시장부터 경기도지사 때 일하는 영상을 보면서 (푹) 빠졌다"며 "추진력도 좋고 사람을 끌어오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치켜세웠습니다. 그러면서 "오히려 언론에서 이재명을 악마화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한 창원에 거주하는 20살 이모씨는 "김문수 후보의 유세를 듣기 위해 왔다며 "어떤 말을 할지 궁금했는데, 네거티브로 일관하는 모습보고,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며 "이재명에 대한 지지가 더 확고해졌다. 계엄 때 담을 넘으며 내란을 막아낸 것도 이재명이고, 지금처럼 엉망인 상황을 바꿀 지도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4일 경남 진주광미사거리에서 유세 전 큰절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샤이 표심' 2030…"정치 몰라" 투표도 '글쎄'
 
반면 투표는 할 생각이지만,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이들도 많았습니다. 부산대 인근에서 만난 2030세대들은 "정치에 큰 관심이 없다"며 "공약집을 훑어보고 어떤 사람이 좋을지 판단하겠다"고 했는데요. 일부는 "투표장에 아예 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부산대에 재학 중인 22살 익명의 여성은 "지금 대통령 후보로 나온 사람들과 정치판에 있는 사람들이 다 별로라고 생각한다"며 "시간이 되면 투표장에 가려고 한다"고 답했습니다. 또 다른 부산대 재학생 남성은 "투표장은 꼭 가겠지만 대세랑 먼 후보(김문수)가 나온 것 같아서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사범대에 재학 중인 25세 남성 유권자는 "부모님 세대가 모두 보수 정당을 찍었는데, 우리 세대는 많이 바뀐 것 같다"며 "하지만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는 아니라서 정확히 민심의 향방은 모르겠다. 나도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는데, 투표는 반드시 할 생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동 중 만난 60대 택시기사 서모씨는  "난 딱히 누구 찍고 싶진 않은데, 승객들 태우면서 들어보면 아직 부산에 보수층이 60% 정도 남아있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거리에서 만난 많은 유권자들 중 지지하는 인물을 명확히 밝히는 이들은 대체로 국민의힘 지지자로, 5060세대가 많았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먹고살기 힘들어…"경제 살릴 사람 뽑겠다"
 
구체적으로 지지하는 이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창원 주변 상인과 직장인들은 경제가 너무 어렵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그러면서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인물을 뽑고 싶다고 했는데요. 또 다른 이들은 이재명의 행정력을 언급하며 경제를 살릴 사람으로 지목했고, 반대로 청렴한 삶을 산 인물은 김문수라며 김문수가 경제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창원 의창구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68세로 가정주부라고 밝혔다. 그는 "현명하고 일 잘하는 이재명을 뽑으려고 한다"며 "지금 먹고살기 너무 어렵지 않나. 경남도 인구가 많이 빠졌는데, 이곳에 제대로 된 일자리가 없어서 그렇다. 그렇게 젊은 사람들이 빠져나가니 경남에 경제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80세로 창원 상남시장서 약방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정성문씨는 "경제가 살아나야 장사가 잘될 텐데 지금은 너무 힘들다"며 "이번 대통령은 경제를 살릴 사람으로 뽑아야 하는데, 김문수가 경남에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정책을 낸다고 들었다. 그래서 김문수 뽑을 생각이다. 이재명은 너무 이미지도 안 좋고, 절대 안 뽑으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창원대에 재학 중인 21세 김모씨는 올해 초 연금개혁 문제를 언급하면서 "최근 연금개혁을 보면서 미래에 짐을 지우는 정책을 하는 이들이 원망스러웠다"며 "취업부터 막힌 청년들이 많은데, 이런 것을 귀 기울여 주는 후보가 기존 정치인들에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는 다를 것이란 희망을 갖고 있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습니다. 
 
부산·울산=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부산·울산=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진주·사천·창원=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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