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중·한화오션, USTR 대표 만났다…관세협상 변수
HD현중 “조선·항만 크레인 등 협력 논의”
한화오션 “생산기반 확대·기술 이전 설명”
"조선업, 대미 관세 협상서 우위 점할 듯"
2025-05-16 17:03:00 2025-05-16 18:43:10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국내 특수선 시장 양강업체인 HD현대중공업(329180)한화오션(042660)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을 마쳤습니다. 이번 일정은 그리어 대표 방한 전 미국이 직접 요청한 것으로, 이들은 한미 조선업 협력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면담이 향후 이어질 양국 간 관세협상에서 한국 측의 협상력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5일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에 앞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뉴시스)
 
16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과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는 그리어 대표와 각각 비공개로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앞서 그리어 대표는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지난 14일 방한했습니다.
 
이날 회담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중공업과 미국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 간 협력 사례를 들어 △공동 기술개발 △선박 건조 협력 △기술 인력 양성 등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또 미국 내 중국산 항만 크레인의 독점 공급 문제와 관련해 HD현대의 계열사인 HD현대삼호의 크레인 제조 역량을 소개하며, 공급망 확대를 위한 미국과의 협력 강화를 제안했습니다.
 
김 대표는 미국 내 조선 생산 기반 확대와 기술 이전 방향을 중심으로, 공급망 안정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한화오션의 전략을 설명했습니다. 조선업 공급망 재편에 대한 미 정부의 정책 방향성, 이에 대한 기업 차원의 대응 방향도 함께 공유됐습니다. 또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의 스마트 생산 시스템을 미 필리조선소에 적용하고, 추가 생산 거점 설립도 검토 중입니다.
 
이번 면담은 향후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한국 측이 우위를 점하는 데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앞서 지난달 24일 열린 한미 ‘2+2’ 통상 협의를 기점으로, 양국은 관세와 경제안보, 투자 협력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실무 협의에 돌입한 상황입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조선업 재건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한국 조선업계에 ‘러브콜’을 보낸 만큼,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의 그리어 대표 면담은 향후 관세 문제를 둘러싼 양국 간 줄다리기에서 한국 측에 유리한 고지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조선업은 대미 관세협상에 있어 매우 중요한 카드”라며 “이번 그리어 대표와의 개별 면담은 향후 관세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면담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향후 미국이 자국산 우선 정책을 강화하더라도, 한국이 예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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