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동차 관세 역풍…미국 생산 줄고 가격은 상승
2분기 생산량 12.6만대 감소 추정
올해 전체 생산량 6.9% 감소 전망
지난달 평균 신차 가격 2.5% 상승
2025-05-18 13:54:11 2025-05-18 13:54:11
[뉴스토마토 박혜정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내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고 생산을 확대하겠다며 부과한 수입산 자동차 관세가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산량은 감소하고, 차량 가격은 오히려 오르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18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사저에서 연설하고 있다(사진=뉴시스)
 
18일 자동차시장 분석업체 오토포캐스트에 따르면, 완성차 업체들의 발표 자료와 생산량 변화 등을 종합해 추정한 결과 올해 2분기 북미 지역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만6000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오토포캐스트는 이와 같은 흐름이 트럼프 관세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오토포캐스트의 샘 피오라니 부사장은 “북미 자동차 생산 감소는 캐나다·멕시코에 부과된 관세로 인해 생산 비용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캐나다산 미니밴이나 멕시코산 SUV가 추가 비용을 감수할 만큼 가치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이번 달에는 자동차 부품으로 관세를 확대한 바 있습니다. 그는 국가 간 상호관세에 대해선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자동차 관세 등 품목 관세에 대해선 변경 여부를 일축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오토포캐스트는 이에 따라 올해 북미 자동차 생산량은 1490만대로 작년(1601만대) 대비 6.9%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이러한 생산 감소는 궁극적으로 판매 감소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업체는 제조업을 미국으로 되돌리기 위해 관세를 부과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는 반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관세에 따른 미국 내 자동차 가격 상승도 본격화하는 모습입니다. 자동차시장 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와 신용평가사 무디스 애널리틱스가 공동 발표한 ‘자동차 구입 능력 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평균 신차 가격은 전월 대비 2.5% 상승했고, 월평균 차량 할부금도 3% 증가한 753달러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포드와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브랜드들이 대대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됩니다. 관세로 미국산 자동차 가격 낮춰 소비자 선택권을 넓힐 것이라던 트럼프 대통령의 취지와는 정반대의 결과입니다.
 
콕스 오토모티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찰리 체스브로는 “여름에는 재고가 더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들은 자동차 구매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관세는 궁극적으로 미국 자동차 산업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며 “현지 전문가들도 이러한 여파를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박혜정 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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