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각 정당 대선 후보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문수, 민주노동당 권영국,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가 최근 중국·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셰셰(謝謝·고맙습니다) 하면 된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각각 '반미·친중' 의혹을 제기하며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너무 친중국·미국이라면 끔찍"…범보수 공세
이준석 후보는 18일 열린 대선 후보 간 첫 TV 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를 향해 "중국과 대만에 관여하지 말고, 모두 '셰셰하면 된다'고 해서 비난받은 바 있다"며 "너무 친중국적 입장이 아니냐"고 일격을 가했습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국익 중심으로 판단해야 하고, 대만·중국 분쟁에 너무 깊이 관여할 필요가 없고 현상을 존중하고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며 "친중이라고 생각하는 건 정치인으로서 적절치 않은 표현"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러자 이준석 후보는 "이 후보가 '해남 솔라시도 부지에 데이터 센터를 왕창 만들겠다'고 했는데, 풍력발전은 데이터 센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알맞은 에너지원이 아니다"면서 "풍력발전의 개발 및 운용의 66%, 제조의 83.4%, 금융의 100%가 외국에 넘어가 있고 대부분 그게 중국 쪽"이라며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되물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자꾸 (저를) 친중으로 몰아보려고 하는데 매우 부적절하다"고 맞섰습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라고 하는 불규칙성이 본질"이라며 "ESS라는 시스템을 만들어 많을 땐 저장하고, 적을 땐 기저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 같다"고 응수했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과거 발언을 나열하며 '반미' 성향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는 2017년 '미군 철수를 각오하고 경제 파탄을 불러오는 사드 배치를 철회해야 한다'고 했고, 2023년 당대표 시절에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한미외교정책에 대해 논의하면서 싱하이밍 대사가 협박성 발언을 했는데 반박하지 못하고 물러섰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사실 우리나라는 한미동맹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미동맹이 기본 축이 돼야 한다고 보는데, 이재명 후보가 그동안 해왔던 발언을 보면 미국으로서는 상당히 끔찍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한미동맹은 중요하고 앞으로도 확장·발전해야 한다. 안보동맹에서 경제동맹, 포괄동맹으로 확장해야 하는 기본 축은 맞다"면서도 "그렇다고 완전히 의존하는 것은 안 된다.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를 완전히 배제하거나 적대적으로 갈 필요는 없다"고 응수했습니다.
1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지=연합뉴스)
미국 '관세' 대응엔…수출 다변화·동맹 강화 등 '제각각'
공약 검증토론 시간에서 주제로 나온 '트럼프 시대의 통상 전략'에 대한 방안은 후보들의 생각이 저마다 달랐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수출 시장과 품목 다변화를,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한미동맹 강화,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는 미국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 수출기업이 곤란을 겪고 있다. 이 협상에 있어 가장 중요한 원칙은 국익"이라며 "미국이 100% 관철하겠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서둘러서 협상을 조기 타결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통상 협상을 잘하되, 수출 시장이나 수출 품목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 영토를 넓히고, 내수 비중을 서서히 높여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후보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협상부터 여러 가지 한미 현안 문제를 협상해야 하는데 트럼프와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게 신뢰"라며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제가 당선되면 바로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해서 7월 8일 관세가 유예되는 것이 종료되기 전에 성공적으로 (통상 협상을) 끝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준석 후보도 "대한민국은 반도체·배터리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했고, 방산·조선업도 전략산업으로 성장했다. 또 베트남 전쟁부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미국 안보전략에 지속적으로 기여한 국가"라며 "한미 양국이 단순 교역국이 아니라 우방이란 인식을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권 후보는 "트럼프의 관세 폭탄은 단순한 관세가 아니라 약탈"이라며 "국내에 투자해야 할 현대와 삼성의 자본과 일자리를 미국으로 빼앗아가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트럼프의 약탈적 통상에 굴복하지 않겠다. 대한민국의 경제주권은 결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미국 눈치를 보며 머리를 조아리고 조공을 받칠 궁리를 하는 정부에겐 미래가 없다.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는 지도자는 국민을 지킬 수 없다"고 역설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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