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대 현대건설, 압구정 2.4조 한판 대결
2025-05-21 15:43:53 2025-05-21 17:16:33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압구정2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9월로 다가온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인근에 라운지를 열고 압구정 재건축의 청사진을 공유하는 한편 현대건설은 '압구정 터줏대감'을 자처하며 홍보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 '압구정 現代', '압구정 현대아파트', '압구정 現代아파트' 등 총 4건의 상표권을 출원하고 우선 심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특허청으로부터 기등록 상표와의 유사성에 대한 보정을 요하는 의견제출 통지서를 받은 뒤 대형 법무법인을 선임했습니다. 상표권 등록 이후에는 명칭에 대한 권리를 조합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현대건설은 앞서 기존의 압구정 재건축 수주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압구정재건축영업팀'으로도 확대 개편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압구정역 인근에 주거 브랜드 홍보관 '압구정 S라운지'를 개관했습니다. 홍보관은 전체 6층 규모로 압구정 조합원을 대상으로 운영됩니다. 삼성물산이 그리는 주택 단지 모형도, 설계 개요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삼성물산의 미래 버전을 영상과 프레젠테이션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 역시 압구정 TF팀을 꾸리고 수주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양사의 수주 홍보 과열을 막기 위해 경고에 나섰습니다. 시는 이달 초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실무 책임자와 조합 관계자를 불러 최근 사전 홍보 행위에 대한 우려와 공정 경쟁 촉구 등의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압구정2구역 정비사업 공공지원자인 강남구에도 공문을 보내 개별 홍보 특별 단속을 주문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앞서 두 건설사는 올해 초 서울 용산 한남4구역 재개발 수주에서 맞붙었는데요. 삼성물산은 승기를 거머쥐었으며, 현대건설은 당시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 수주전에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압구정2구역에서의 승패가 향후 규모가 더 큰 압구정3구역 수주 등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번 수주전이 훨씬 치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압구정 2구역은 1982년 준공한 신현대아파트 9·11·12차 3개 단지, 총 27개 동으로 이뤄졌습니다. 압구정 6개 구역 가운데 가장 먼저 서울시 정비계획안을 통과하면서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재건축이 진행되면 용적률 300% 이하, 최고 70층, 2600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탈바꿈할 예정이죠. 다음날 시공사 선정 입찰 공고를 내고 합동설명회 세 차례를 거친 뒤 9월 조합 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압구정2구역 일대 토지와 집값 종전자산 추정액은 10조원이 넘고 재건축 공사비만 2조4000억원 규모로 추산됩니다. 
 
한편 압구정 재건축 사업은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지구를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을 진행하는 사업인데요.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1970년대 준공된 이래 50년째 국내 최고 부촌 아파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2~5구역이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시공사 선정에 나섭니다. 특히 압구정 2구역은 한강변 단지로 압구정역 초역세권인 데다 한강공원·현대백화점 등 도보권에 위치해 ‘재건축 대어’로 꼽힙니다. 2구역 외에도 압구정 재건축 사업은 상징성과 입지적 장점이 큰 만큼 다수의 건설사가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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