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거절에 단일화도 먹구름…친윤, '당권 거래설'까지
경선 후유증 극복 못한 국민의힘, 내부 통합 난항
이동훈 "친윤계, 대선 승패 대신 당권 노려" 폭로
구애하는 김문수…단일화 검토 안 한다는 이준석
2025-05-21 17:48:10 2025-05-21 17:48:10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이선재 인턴기자] 갈 길 바쁜 국민의힘이 삼중고에 빠졌습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합류가 사실상 무산되며 내부 통합에 실패했습니다. 대선 13일을 앞두고 내란 우두머리(수괴) 윤석열씨가 탄핵 이후 처음으로 공개 행보(내란 재판 제외)에 나섰습니다. 급기야 당 최대 주주인 친윤(친윤석열)계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선거 후보에게 단일화와 당권 거래를 제안했다는 폭로까지 나왔는데요. 대선은 뒷전인 채 보수 재편을 위한 권력 투쟁에 나선 셈입니다. 정작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에 선을 그으면서 연일 마이웨이 행보에 나섰습니다. 대선판에서 국민의힘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이 안팎의 통합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윤석열씨가 '극우' 행보에 나서며 중도층 외연 확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은 21일 방송기자클럽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목 타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 모습.(사진=뉴시스)
 
홍준표·한동훈 '마이웨이'…국민의힘 '원팀 실패'
 
홍 전 시장이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이 끝난 후 돌아간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밝히며 선대위 불참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미국 하와이에 체류 중인 홍 전 시장은 19일과 20일 선대위에서 파견한 특사단으로부터 함께하자는 요청을 받았는데요. 선대위 합류 대신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 의사만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의힘은 홍 전 시장 합류로 '경선 후유증'에 빠진 내부 분위기 반전을 노린 것으로 보입니다. 경선 때부터 추진한 범보수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국민의힘은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사태까지 겪으며 내홍이 식지 않고 있는데요. 실제로 경선 진출 후보 4인 중 선대위에 들어간 건 안철수 의원이 유일합니다.
 
'원팀'을 위해 한 전 대표에게도 선대위 참여를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한 전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영남 지역을 중심으로 독자적인 김 후보 지지 유세에 나섰습니다. 다만 당내 결합 없이 '자기 정치'를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 와중에 친윤계의 당권 거래 의혹까지 제기됐습니다. 이동훈 개혁신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윤계 인사들이 '당권을 줄 테니 단일화를 하자', '들어와서 당을 먹어라'는 식의 말을 한다"며 "그 전제는 늘 같다. 대통령 후보는 김문수로 가자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선이 한창인데도 국민의힘이 보수 재편을 둘러싼 권력투쟁에 나섰다는 주장입니다.
 
이어 "대선 이후 당권 구도를 염두에 둔 계산"이라며 "(친윤계는) 이번 대선 승패에는 별 관심 없어 보인다. 오로지 그 이후 당권이 관심사"라고 주장했습니다. 이 대변인의 폭로에 따르면 이미 양분된 국민의힘은 각자도생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김문수·이준석 단일화도 '첩첩산중'
 
정작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에 냉담합니다. 김 후보는 이준석 후보에게 연일 단일화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데요.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이준석 후보는)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모든 뿌리와 인간관계, 앞으로 지향점은 국민의힘 쪽에 있다"며 "(단일화는) 앞으로 잘될 것.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크게 점쳤습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이날 단일화를 권유한 안철수 의원과 만남 이후 "안 의원의 선의를 당연히 의심하지 않고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지금 당장 제가 상의드릴 만한 내용은 없을 것 같다"며 "단일화에 대해 고민하거나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대중도 범보수 단일화에 냉소적입니다. <YTN>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21일 공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 22.3%, 휴대전화 가상번호 내 무작위 추출 전화면접(무선 100%)에 따르면 '김문수·이준석 후보가 단일화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45%로 집계됐습니다.
 
'두 후보가 단일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37%에 그쳤습니다. 특히 김 후보 지지층은 '해야 한다'는 응답이 78%에 달했지만, 이준석 후보 지지층에선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55%로 우세했습니다. 단일화 키는 이준석 후보가 쥐고 있는데요. 현재로선 지지층 절반 이상이 반대하는 단일화에 선뜻 참여할지 미지수입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그래픽=뉴스토마토)
 
 
윤석열 '극우 행보'에…멀어지는 '중도층 표심'
 
여기에 윤씨가 깜짝 등장하며 극우 그림자가 국민의힘을 덮쳤습니다. 윤씨는 이날 사전투표 등을 둘러싼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영화를 공개적으로 관람했습니다. 대선이 2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불법계엄의 명분으로 삼았던 부정선거 이슈를 띄운 것입니다.
 
윤씨가 극우 세력 선봉장을 자처하자 중도층 외연 확장이 절실한 국민의힘은 난색을 보입니다. 당내에서는 윤씨에 대한 비판과 함께 완전한 '절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위기감을 느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고 윤씨 배우자인 김건희씨에 대한 각종 의혹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중단 없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며 "김건희 여사의 과거 행위에 대한 국민 우려 헤아리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한다"고 했습니다.
 
다만 윤씨와 김씨를 거론할수록 당에는 이들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모양새입니다. 대선판 주인공이 김 후보가 아닌 '윤건희'로 옮겨가며 극우 세력에 염증을 느낀 중도층의 거부감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선재 인턴기자 seonjaelee9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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