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철근 외줄타기)③대한제강, 철근 넘어 스마트팜으로…성과는 '아직'
농업 자회사 출자 확대로 스마트팜 사업 확대
농업 신사업 순손실 확대…수익 발생까지 시일 걸릴 전망
아직 저조한 성과에 철근 단일 사업 집중 이어져
2025-05-29 06:00:00 2025-05-2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7일 10:2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철근 하나만으로 사업을 꾸려온 국내 철근 업체들이 건설 경기 침체에 위기를 맞았다. 매출 대부분을 철근 판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건설 경기 위축은 곧바로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문제는 철근 단일 매출 구조이기 때문에 경기 침체 속에서 매출을 방어하거나 늘릴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철근업계는 가동률을 줄여 수요 감소에 대응하고 있지만 매출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매출 기반을 넓힐 수 있는 사업 다각화의 필요성이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사업 다각화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소수에 불과하다. 여전히 많은 철근 업체들은 철근 하나에 기댄 채 불황을 견딜 방안을 궁리 중이다. <IB토마토>는 철근 산업의 위기를 들여다보고 단일 품목에 집중된 사업구조가 과연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을 진단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철근 산업의 불황이 지속되자 대한제강(084010)이 스마트팜 사업을 신사업으로 점찍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아직 사업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았다. 이에 철근 단일 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는 업계에서 스마트팜 사업이 성공 사례가 되기에는 시기상조로 보이며, 철근업계는 철근 단일 사업에 집중하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진=그레프)
 
불황에 신사업 지원 확대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지난해 신규 법인인 농업회사법인 그레프에 대한 투자를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레프는 지난해 말 기준 대한제강이 지분 89.98%를 보유한 대한제강의 종속 자회사다. 2023년 말 그레프의 자산총계는 2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는 117억원으로 급증했다. 대한제강은 지난해 그레프의 유상증자에 35억원을 출자했으며, 27억원을 대여해 자금 조달을 지원해 자산 확대에 기여했다.
 
그레프는 공장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온실에 공급해 농작물을 키우는 스마트팜 사업을 한다. 농업은 식물의 생육에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난방 비용이 높은데, 공장의 폐열을 활용한다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총 농사 운영비 중 에너지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관 부처 및 지자체도 폐열을 활용한 농업 에너지원 다변화를 추진 중이라 향후 수요 증가가 가능하다. 이러한 사업성을 보고 대한제강도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주력 사업인 철근 사업의 침체가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신사업 육성 동력이 될 수 있다.
 
대한제강은 철근 업계에서 비교적 사업 다각화가 진행된 회사로 평가된다. 물류사업과 철근 가공 자동화 시스템 구축 사업을 하는 자회사 대한네트웍스는 지난 1분기 순이익 48억원을 거뒀다. 이는 철근 사업 자회사 와이케이스틸(순손실 12억원) 등 철근 관련 자회사의 순손실을 모두 메우고도 남는 순이익이다.
 
이에 대한제강의 연결기준 1분기 당기순이익은 68억원으로 별도기준 1분기 당기순이익(66억원)보다 소폭 높다. 자회사들이 순손실을 기록해 연결기준 순이익이 별도기준보다 적은 업계 전반의 현황과 대비된다.
 
대한제강은 업계 내에서 신사업에 선도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향후 대한네트웍스처럼 그레프가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경우 업계 내 사업 다각화의 성공적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철근 업계는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근 단일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수익 다각화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단일 사업 집중 철근업계…신사업 모범사례 나올까
 
그러나 아직 그레프는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그레프의 올해 1분기 당기순손실은 1억4300만원 수준으로 직전연도 1분기(2330만원)보다 크게 늘었다. 사업 초기인 탓에 고정비 부담이 높아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손실은 더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 같은 기간 그레프의 매출액은 2212만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올해 매출 성장 속도가 지난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한제강의 농업 신사업이 수익성 측면에서 성과를 내려면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충분한 수요를 바탕으로 고정비 부담을 낮춰야 수익성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아직 철근 단일 사업에 따른 리스크를 완화할 수 있는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이에 국내 철근 업체의 신사업 추진도 일부 업체의 현상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철근 업체의 다수는 철근 가공 등 단일 사업만 하고 있어 건설 경기의 영향을 직격으로 맞고 있다. 신사업을 통해 불황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은 관측되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도 일부 업체 한정이고, 아직은 철근 단일 사업을 기반으로 불황을 극복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IB토마토>는 철근 시장의 불황 속 대한제강의 신사업 현황 등을 질문하고자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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