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대선 후보들의 제3차 TV 토론의 첫 번째 주제는 '정치개혁과 개헌'이었습니다. 그러나 토론은 끝내 정책이나 개헌 논의보다 상호 비방과 감정적인 공방으로 흐르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27일 열린 대선 후보 3차 TV 토론 첫 번째 주제는 '정치개혁과 개헌'이었다. 토론 시간 40분 동안 건설적인 대화 대신 후보 개인에 대한 비방이 난무했다.(사진=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7일 토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민주당은) 삼권분립을 완전히 파괴하고 삼권 장악을 해서 완전 독재를 하겠다고 한다"며 "이게 바로 이재명 괴물 정치, 괴물 독재의 신호탄"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문수가 진정한 국민·동서·빈부·노사·좌우가 통합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사례를 인용하며 "(당선으로) 대한민국 정치에는 자연스럽게 토론과 협치가 등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정말로 개헌을 하고 싶다면 개헌을 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며 "양당 기득권 세력끼리 권력을 나눠 갖는 개헌 야합을 시도할 수 있다. 이준석이 5천만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민주주의 정치 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이 주권자로 존중받는 제대로 된 정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개헌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4년 연임제를 도입하겠다"라며 "계엄의 요건 강화와 대통령 거부권을 제한하고, 국민 기본권 강화와 지방자치와 분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헌법을 개정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헌법 자체를 부정하고 탄핵을 반대한 세력은 개헌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보수 진영을 저격했습니다.
모든 시민이 참여한 '광장 개헌'이 돼야 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권 후보는 "노동자, 여성, 청년,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모든 시민이 참여하여 함께 만드는 광장 개헌이 돼야 한다"며 "다시는 윤석열과 같은 내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계엄 조항을 고치고 5·18 정신을 헌법에 담는 것으로 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토론의 첫 번째 주제는 '정치개혁과 개헌'이었습니다. 하지만 각자 주어진 1분 공약 발표 이후 건설적인 대화는 실종된 채 후보 개인에 대한 각종 비방이 난무했습니다.
이준석 후보는 권 후보에게 "이재명 후보가 가족 간에 특이한 대화를 해서 사과했는데, 민주노동당 기준으로 어떤 사람이 여성에 대해 얘기할 때 '여성의 성기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 그러면 여성 혐오냐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권 후보가 "그건 답변하지 않겠다"고 하자 이준석 후보는 "기준이 없느냐"고 다시 질문했습니다.
권 후보는 "(기준은) 그건 있죠. 묻는 취지는 모르겠는데, 기준은 매우 엄격하다"며 "우린 당연히 성적 학대 한다는 부분에 대해 누구보다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도 동의하시냐?"고 물었고, 이재명 후보는 "시간을 충분히 주고 질문을 하시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준석 후보가 언급한 발언은 이재명 후보의 장남의 아이돌 멤버 성희롱 댓글 논란에 대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후보는 이후 자신의 주도권 토론을 하기에 앞서 "이준석 후보는 정부의 나아갈 길, 국민의 더 나은 삶 그런 것보다 신변잡기에 더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며 "본인의 신변잡기도 되돌아보시길 부탁드린다"고 꼬집었습니다.
권 후보도 본인의 주도권 토론에 앞서 "제가 변호사인데 이 대선 후보 토론장에 나와 있는 것 같지 않고 마치 법정에 서 있는 느낌"이라고 일갈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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