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스텔라'서 '니케' 전투, 니케 아류작 '이 정도는 하라'는 선언"
자체 IP '니케'X'스텔라 블레이드' 협업
6월12일 스텔라 PC판 발매 맞춰 '시너지'
전투 방식 교차 적용 콘텐츠로 이목 끌어
'33 원정대' 개발사 협업 제안 검토
2025-06-11 00:00:00 2025-06-11 00: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시프트업(462870)이 양대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와 '승리의 여신: 니케'의 화학적 융합을 모색하며 IP(지적재산권) 경쟁력 강화에 나섭니다. 
 
시프트업은 12일 스텔라 블레이드 PC판 발매에 맞춰, 두 게임 캐릭터가 서로의 세상을 모험하는 협업 콘텐츠를 출시합니다. 단순히 등장인물과 의상을 나눠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의 전투 방식을 충실히 차용해 팬덤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김형태 스텔라 블레이드 감독(시프트업 대표)은 지난달 20일 서울 강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니케 협업은 한 분기에 유저분들이 즐기는 콘텐츠의 메인이 되기 때문에, 그분들이 즐기실 수 있는 수준의 콘텐츠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서 굉장히 걱정이 많았다"며 "다행히 스텔라 블레이드도 여러분들이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이렇게 협업 결과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시프트업 대표인 김형태 '스텔라 블레이드' 감독(왼쪽)과 유형석 '승리의 여신: 니케' 디렉터가 5월20일 보코서울강남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그래픽·장르 넘나드는 융합
 
이번 협업은 각 게임 주인공이 상대 게임 속에 들어가 벌어지는 일을 다룹니다. 우선 스텔라 블레이드의 주인공 이브와 레이븐, 릴리가 니케 속 세계를 탐험합니다. 이들을 이용해 스텔라 블레이드처럼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간소화한 형태로 즐길 수 있는데요. 스텔라 블레이드 최종 보스 중 하나인 프로비던스가 신규 보스로 등장합니다. 
 
스텔라 블레이드에선 니케에서 장검을 쓰는 캐릭터 홍련이 고난도 보스로 등장해 검을 맞댑니다. 이브가 니케와 동일한 방식으로 적들과 총격전을 벌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두 게임은 그래픽과 장르, 플랫폼 등 구조가 전혀 다릅니다. 니케는 2D 모바일 건 슈터 RPG입니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3D 그래픽으로 만든 실사풍 액션 콘솔 게임입니다. 이 때문에 주인공들이 서로의 세계에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했습니다. 시프트업은 자사 게임 간 협업을 한 덕분에 이 과정이 수월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니케의 캐릭터가 3D로 만들어지면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이런 부분을 핵심으로 잡았다"며 "향후 니케 IP의 발전 방향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다른 회사와 협업할 때는 저희가 제공받는 자료가 한정적"이라며 "(이번 협업은) 내부 원본 리소스를 그대로 전달해주기도 하고, 근본 모델뿐 아니라 그 외에 기본적인 스케치와 설정까지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에 좀 더 깊은 협업이 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덕분에 제작진은 게임성을 미세한 부분까지 완전히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합니다. 김 감독은 "타사 게임들에서 니케와 비슷한 전투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며 "'니케와 비슷한 전투를 보여주려면 이 정도는 하라'는 저희의 선언 같은 게임"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형태 감독과 유형석 디렉터가 기자회견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세계관도 시장도 확장
 
두 게임 간 융합의 기반은 세계관입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살아가는 휴머노이드의 이야기를 다루는데요. 이번 협업에서 펼쳐질 이야기 주제는 '기억'입니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팬들은 이브의 인사말인 "당신의 기억이 이어지기를"이 떠오르실 텐데요. 제작진은 이번 협업을 통해 두 IP 팬이 서로의 세계를 탐험하며 시프트업 세상의 매력을 깊이 느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협업은 스텔라 블레이드 팬에게 캐릭터의 이야기를 좀 더 풍성하게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김 감독은 "처음 콘솔 게임을 만들면서 캐릭터 서사가 충분하지 못했던 걸 저희도 인지하고 있다"며 "그래서 약간 빈약해진 서사를 니케 협업을 통해 조금 더 채울 수 있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무엇보다 두 게임 협업은 니케의 중국 진출과 스텔라 블레이드 PC판 출시 일정(12일)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시프트업 IP가 한 번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니케 중국판은 5월22일 출시했는데요. 두 게임 협업 콘텐츠가 시너지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이 날짜를 맞추는 게 굉장히 어려웠다"며 "PC 버전 판매와 니케 유저 여러분의 관심이 한 번에 집중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김형태 감독과 유형석 디렉터가 기자회견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이범종 기자)
 
IP 발전 초석…게임성 고민 계속
 
시프트업은 이번 협업을 두고 두 팀의 협업 구조 구축과 노하우 공유 방식 학습의 계기가 됐다고 말합니다. 
 
김 감독은 "서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저것들도 우리가 가져와서 우리의 장점이 되게 할 수 있을지, 이런 것들이 많이 오가며 팀으로서 각자 성장할 기회가 됐다"며 "이후에 나오는 콘텐츠들이나 게임들에 대해 좀 더 품질을 올릴 기회가 됐다"고 자평했습니다. 
 
제작진은 이후 콘텐츠 개발의 방향에 대한 고민도 나눴는데요. 특히 전 세계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프랑스 샌드폴 인터랙티브의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를 통해 새로운 게임의 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고 했습니다. 
 
김 감독은 33 원정대에 대해 "제가 잊고 있었던 과거 콘솔 게임의 매력들을 다시 상기시켜주는 아주 훌륭한 게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턴제 전투(자기 차례에 공격하는 전투)는 이제 마이너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았고, 저는 턴제를 사랑하는 입장에서 그런 게임들이 점점 액션 게임화 돼가는 부분에 아쉬움이 있었다"며 "물론 33 원정대도 (공격을 받아치는 패링 요소가 있다는 점 등에서) 거의 '엘든 링'과 유사하지만, 턴제의 매력을 잃지 않은 상태로 집중했다는 점에서 '장르적인 부분이나 게임 스타일의 마이너·메이저보다는 그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게임과 융합해서 잘 표현되느냐가 유저에게 더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구나'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더욱더 신선한 것들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갖게 만든 계기였다"며 "저희도 뭔가 같이 꼭 일을 해보고 싶다고 샌드폴 인터렉티브에 메일을 한번 보내볼지 생각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유형석 디렉터는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니어 오토마타'인데, 게이머에게 어떤 감정을 주려는지에 대한 의도와 어떤 생각으로 게임을 만들었는지 훤히 보였기 때문"이라며 "게이머를 위해 게임다운 게임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매우 강력하게 느껴질 때 굉장히 감동을 받는데, 최근에 만들어지는 게임들에서도 그런 감동을 많이 받고 있어서 굉장히 놀라면서도 긴장을 많이 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도 자사 게임을 더욱더 아끼고 좋아하는 마음으로 보면서 게이머분들에게 좋은 게임을 선보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많이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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