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A 5' 사설 서버로 수억원 챙긴 20대 집유 확정
사설 서버로 6억7900여만원 챙겨
A씨 "국내 사업자만 보호 대상" 주장
원심 "유통 질서 저해…금전적 이익 적지 않다"
전작 '산안드레아스' 사건은 벌금형 확정
순 패키지 게임에 사설 서버 운영…친고죄 계류 중
2025-09-18 17:11:32 2025-09-18 17:55:53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유명 게임 '그랜드 테프트 오토(GTA)5' 사설 서버 운영으로 수억원대 후원금을 받은 20대에 대한 실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됐습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4일 확정했습니다. 
 
앞서 A씨는 17세이던 2021년 1월부터 B·C와 공모해 약 1년 5개월간 'GTA5' 사설 서버인 '돌핀서버'를 게임사 테이크 투 인터랙티브 허락 없이 운영하며 후원금과 게임 포인트 충전금 명목으로 6억7900여만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대법원. (사진=이범종 기자)
 
"락스타 묵시적 승인" 배척
 
쟁점은 A씨의 사설 서버 운영이 현행법상 게임사가 제공·승인하지 않은 게임물을 이용자에게 제공한 행위에 해당하는지였습니다. 게임산업법 제32조 1항 9호는 게임물 관련 사업자가 승인하지 않은 게임물을 제작·배급·제공할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합니다. 
 
A씨는 △테이크 투 산하 GTA 개발사 락스타 게임즈가 해당 조항상 게임물 관련 사업자에 해당하지 않고 △락스타 게임즈의 처벌 불원 의사 등으로 가벌성이 사라졌으며 △원심이 사설 서버에 대한 락스타 게임즈의 묵시적 승인을 오해했고 △범죄 수익 산정도 잘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우선 2016년 해당 조항 신설 배경이 엔씨소프트 '리니지' 같은 온라인 기반 국산 게임의 사설 서버 피해 대응이므로, 동법상 게임 제작업자 등은 국내 사업자에 한정된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사설 서버에 우호적인 게임사의 태도도 부각했습니다. 락스타 게임즈는 2023년 8월11일 유명 GTA 사설 서버 파이브엠(FiveM) 운영팀 Cfx.re를 인수합병하고 과거 사설 서버 운영자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습니다. A씨는 파이브엠을 통해 돌핀 서버를 운영했습니다. 
 
2024년 3월에는 이상헌 당시 국회 문체위원장 측에 "게임물관리위원회 및 현지 경찰 당국에서 확인된, 파이브엠 운영팀 Cfx.re를 인수하기 전 발생 활동이나 사건에 대해 행정적인 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올해 2월6일 "파이브엠을 통해 서버를 제작·제공하는 행위의 경우, 게임물 관련 사업자가 허용하고 있으으로 게임산업법 위반으로 판단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GTA 5. (이미지=락스타 게임즈 웹사이트)
 
하지만 2심은 올해 5월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2심 재판부는 A씨의 범행 기간에 락스타 게임즈가 사설 서버 운영을 공식 승인한 적도 없고 상업적 이용도 금지했으므로 명시적·묵시적 승인이나 허용도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게임물 유통 질서를 저해하고 온라인 충전금 등 명목을 송금받아 수익을 취득한 것으로, 게임물 유통 질서를 저해하고 온라인 게임 시장의 건전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A는 사설 서버 운영권 취득, 이용자 모집·관리, 수익금 분배 등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또 "서버 관리 비용 등 각종 경비를 제외하더라도 피고인이 취득한 금전적 이익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락스타 게임즈가 과거 사설 서버 운영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낸 데 대해서는 "피고인의 구체적인 범행 내용을 감안하지 않은 원론적인 입장 표명에 불과하다"고 봤습니다. 
 
2심 재판부는 공범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B·C가 수익을 직접 분배받는 대신 A씨로부터 급여를 받은 점 등을 고려해 1심과 같이 각각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 측은 상고심에서 락스타 게임즈가 2023년 사설 서버 운영을 사후 승인했음에도 원심이 과거 자료만을 근거로 게임사 승인이 없었다며 최신 증거를 배척해 채증법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습니다. 
 
대법원. (사진=이범종 기자)
 
국회서 '반의사불벌' 계류 중
 
또 다른 GTA 사설 서버 사건은 게임사에 실질적 피해가 없는 비공식 서버·모드 활용이 중범죄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앞서 'GTA 산안드레아스' 사설 서버 운영으로 2024년 2월 대법원에서 벌금 500만원이 확정된 D씨도 A처럼 게임산업법 32조 1항 9호 위반으로 기소돼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D씨는 2017년 9월~2021년 9월 이 게임 사설 서버 운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공식 서버 개념이 없는 싱글 플레이 패키지 게임 구매자의 멀티플레이 기능 구현과 모딩(2차 창작물인 모드 만들기)에 실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되자, 게임사 피해 없는 선에서의 자율적·창의적인 게임 이용 보장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특히 D씨는 서버비 충당 목적의 후원을 받았는데, 피해액 37억원에 달하는 리니지 불법 사설 서버 업자 형량인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선고보다 형량이 무거워 형평성 논란도 있었습니다. 
 
2심 재판부는 D씨가 초범이고 범죄 수익이 주로 서버 이용 대금으로 쓰인 점 등을 고려해 벌금 500만원으로 감경했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국회에선 처벌 대상을 '영리 목적의 업'으로 하는 경우로 제한하고 관련 프로그램·기기 제작은 게임사의 고소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게 해 게이머의 창의적 활동을 보호하는 게임산업법 일부 개정안이 계류 중입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