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에어컨 전쟁, 동남아로
일 ‘시장 선점’, 중 ‘저가 공세’와 경쟁
관건은 기술력…‘스마트홈’ 연계 강조
2025-06-13 16:59:45 2025-06-13 16:59:45
[뉴스토마토 안정훈 기자] 역대급 폭염 예보로 국내 에어컨 시장에서 조기 완판을 거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다음 승부처가 동남아시아로 정해졌습니다. 이상기후로 폭염이 심해진 데다, 에어컨 설치율이 낮은 편이라 새로운 시장으로 부상한 데 따른 것입니다. 이미 진출한 일본기업에 더해 중국기업들까지 저가 공세에 나서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인공지능(AI) 기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업간 거래(B2B)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입니다.
 
태국 방콕의 삼성전자 매장에 가정용 시스템에어컨 1Way 카세트 제품이 전시됐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1웨이(Way) 카세트형 시스템에어컨 신모델을 태국과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에 출시했다고 지난 12일 밝혔습니다. LG전자는 인도와 동남아 국가들의 냉난방공조(HVAC) 컨설턴트를 초청해 ‘LG HVAC 리더스 서밋 2025’를 지난달 개최했습니다. HVAC 시장의 트렌드와 현황을 공개하는 행사로 고객 유치에 나선 것입니다.

‘무더위 특수’를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호황을 맞은 두 가전업체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한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덥고 습한 기후에다 최근 몇 년 새 이상기온으로 폭염까지 더해졌음에도 에어컨 보급률은 여전히 낮기 때문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동남아의 에어컨 보급률은 15%에 머물러 있습니다.

다만 동남아 에어컨 시장은 선발주자들이 활약이 만만치 않은 지역입니다. 이미 다이킨과 파나소닉, 미쓰비시 등 일본 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최근에는 하이얼과 메이디 등 중국 가전업체들도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LG전자 휘센 에어컨. (사진=LG전자)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기술력을 앞세워 차별화된 방식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습니다. 소비자 대상 제품 판매보다, 기업 간 거래를 통한 프리미엄 수주 전략이 그것입니다. 삼성전자는 필리핀 마닐라의 고급 주거단지 ‘럭셔리 레지덴셜타워’와 인도네시아 발리의 ‘발리 비치 호텔’ 등에서 고효율 시스템에어컨을 공급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습니다. LG전자 역시 싱가포르의 초대형 물류센터에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멀티브이 아이’를 납품한 바 있습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현재 동남아에 들어간 업체 대부분은 에어컨만 하는 회사지만, 삼성·LG전자는 스마트홈으로 연동한다”며 “일본과 중국은 삼성·LG전자보다 (AI분야가) 훨씬 약하다. 아직 연동을 통한 시너지를 기획하기 어렵기 때문에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안정훈 기자 ajh760631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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