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6월 16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으로 선출된
DI동일(001530)(이하 디아이동일) 감사가 선임 후 2개월 만에 사임 의사를 밝히고 업무에서 물러나 감사 업무 공백이 우려된다. 감사 공백에 따른 우려를 해소하려면 디아이동일이 조속히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새 감사를 선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절차상 임시주주총회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감사 공백에 따른 우려를 최소화하려면 신속한 이사회 결의가 요구된다.
(사진=디아이동일)
주주선출 감사 이사회 입성…2개월 만에 사임
16일 업계에 따르면 주주제안으로 선출된 김종태 상근 감사가 지난 5월 말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고 업무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디아이동일 소액주주는 과거 디아이동일과 최대주주 정헌재단 사이에 절차가 결여된 자금 거래 등을 문제 삼으며 결집했고, 김 감사를 이사회에 입성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에 향후 디아이동일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해줄 수 있는 인사로 기대를 모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이사회에서 빠진 것이다. 사임 배경은 일신상의 사유라고만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행 상법상 감사에 관한 규정은 이사회 규정을 준용한다. 따라서 감사가 사임 의사를 밝혔을 경우 새로운 감사가 선임될 때까지 사임 의사를 밝힌 감사는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 감사 업무에 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취지다.
다만, 디아이동일 이사회 내 감사 업무는 법률로 규정된 연속적인 감사 업무가 불가능한 상태로 보인다. 김 감사는 사임 의사를 밝힌 후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은 것으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또한 김 감사는 디아이동일 측과 연락도 되지 않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상법상 감사는 감사 업무에 공백이 생기지 않게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이다. 김 감사가 다시 업무에 복귀한다면 감사 업무가 재개될 수 있으나 연락마저 끊긴 현 상황을 고려하면 김 감사가 업무에 다시 복귀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갑작스러운 감사 부재로 인해 디아이동일은 감사 업무 공백이 발생했다. 상장사 상근 감사는 이사의 업무집행 전반을 감시하는 의무가 있다. 또한 회사를 감시함으로써 투명성을 제고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상장사 감사는 상시 업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디아이동일은 과거 경영상 불투명성 문제로 주주와 분쟁을 겪은 바 있어 감사 공백에 따른 견제 기능 부재로 주주 우려가 더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임시주총 개최 절차에 시간 소요…공백 불가피
상법상 감사 업무는 연속성을 규정하고 있다. 공백이 발생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다만, 사실상 감사 업무가 중단된 상황에서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은 임시주주총회 개최다. 감사 선임은 주주총회를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현시점에서 새로운 감사를 선임하려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총회로부터 신임 감사에 선임 결의를 받는 절차가 필수다.
문제는 감사 선임 등 기업 지배구조와 직결되는 임시주주총회는 시간이 수개월 소요된다는 점이다. 감사 업무 공백을 최소화해야 하지만 후보자에 대한 검증 기간, 투자자 보호를 위한 충분한 정보 제공 기간(주주총회 개최일 2주 전) 보장, 주주명부 폐쇄기간(주주총회 개최 3~4주 전)등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신속한 임시주주총회 개최가 더 쉽지 않다. 통상 상장사 이사회가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결정한 시점부터 임시주주총회가 열릴 때까지의 기간은 2~3개월이 소요된다.
이에 임시주주총회 절차의 첫 단추인 이사회 결정이 빠르게 이뤄져야 감사 선임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 현재 디아이동일 측은 감사 사임계 제출에 대한 입장문에서 김 감사와 신속한 연락을 취해 협의를 거쳐 사임 의사의 진정성을 상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법적으로 규정된 감사 업무 유지 의무부터 복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연락이 끊긴 상태라 업무 복구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회사 측은 별도로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통해 신임 감사 선임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조속한 이사회 결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감사 업무가 지체되는 시기만 길어질 수 있어 빠른 결의가 있어야 조속한 임시주주총회 개최도 가능하다.
한편 소액주주연대 측 인사가 디아이동일 신임 감사 후보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사임한 김 감사는 신민석 주주 측 인사로 후보를 낸 소액주주연대 측과 별개의 세력이다.
디아이동일 측은 향후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통한 신임 감사 선임 계획을 묻는 <IB토마토>와의 질문에 “사측이 감사 업무 수행을 위한 정보 제공 등을 충실히 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급작스러운 사임에 당혹스러울 따름”이라며 “향후 필요하다면 법률적으로 규정된 주주총회 절차를 준수해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