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150일 만에…극단으로 쪼개진 '미국'
이념 갈등, 폭력 비화…국민 55% "트럼프 국정운영 지지하지 않는다"
'이민' 트럼프 갈등의 강력한 이슈…트럼프 정책이 미국 분열 격화
2025-06-16 15:41:18 2025-06-16 17:14:56
[뉴욕=뉴스토마토 김하늬 통신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50일(현지시간 6월18일)을 앞두고 국민 불안과 미국 분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이념 갈등이 인명을 뺏는 폭력으로 비화하고 있는데요. 한쪽에서는 권위주의 국가에서 정권 선전 또는 내부 결속을 위해 열리던 열병식이 진행되고 다른 쪽에서는 '절대 권력은 없다(No Kings)'를 외치는 반트럼프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정치적 동기가 적나라한 이민 단속에 군을 투입하고 대학가를 짓밟는 등 트럼프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사회적 분열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부정 55%대 긍정 45%'…과반이 트럼프 '비토'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과반의 미국인들이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5일(현지시간) <NBC 뉴스>에 따르면 여론조사 업체 서베이몽키와 함께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미국 내 성인 1만941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5%(오차범위 ±2.1%포인트)에 달했습니다. '지지한다'는 답변은 45%로, 오차범위를 감안하더라도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그래픽=뉴스토마토)
 
이번 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동에 대한 감정을 묻는 질문에서 '감격스럽다'고 답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자가 4월에 비해 더 적었습니다. 응답자의 37%는 트럼프 행정부가 임기 동안 지금까지 취한 조치에 대해 흥분한다고 답했는데요. 이는 4월의 46%보다 9%포인트나 하락한 수치입니다. 무소속 유권자 대다수는 행정부의 조치에 대해 불만 또는 분노를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이들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반대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민'은 미국 갈등의 가장 강력한 이슈였습니다. 국민 51%가 이민 및 국경 안보를 다루는 것에 찬성하고 49%가 반대하는 등 대중은 팽팽하게 나뉘어 있는 겁니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카운티의 이민 및 세관 집행 활동에 대한 항의가 거세지자 주 방위군과 해병대를 로스앤젤레스 지역에 배치했습니다. 최근 몇 달 동안 행정부의 이민 정책은 고등교육 정책, 특히 미국 전역의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과 중복됐습니다. 
 
특히 대학가의 반(反)유대주의,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정책 근절을 명분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 등 미 명문대를 상대로 벌이는 '대학 때리기'에 대한 국민 여론이 심상치 않습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56%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학과 관련된 문제를 처리하는 것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42%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미국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징후"
 
14일(현지시간) 시위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노 킹스 데이' 시위에서 현수막을 들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미 언론들은 트럼프의 정책이 미국의 분열을 격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특히 지난 14일 발생한 생일 군사 퍼레이드와 2000개 도시 시위 맞서기는 트럼프 대통령직에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날 트럼프는 자신의 79세 생일뿐 아니라 첫 임기 때부터 꿈꿔왔던 워싱턴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열었습니다. 같은 시간 전국 50개 주 약 2000개 도시에서 '왕은 없다' 시위가 진행됐습니다. 트럼프는 "시위를 원하는 사람들은 매우 큰 힘에 맞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시위대를 "우리나라를 미워하는 사람들"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실제 로스앤젤레스 시위의 경우 지난 7일 이후 8일간 LA 경찰국인 체포한 인원은 총 561명으로 늘었습니다.
 
여기에 이날 미네소타주에서는 총성이 울렸습니다. 미네소타주 의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인 멀리사 호트먼 주 하원의원과 그 배우자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의 총에 맞아 숨진 겁니다. 직전에는 존 호프먼 주 상원의원 부부에게도 총을 쏘았는데 이들은 위독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정치적 신념에 따른 전형적인 표적 살인”이라고 했습니다. 미네소타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은 정치인에 대한 폭력으로 찢긴 나라에 공포를 퍼뜨렸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전국적으로 수십만 명이 시위를 벌이는 동안 트럼프가 군사 퍼레이드로 가라앉은 군중을 워싱턴으로 끌어들인 것은 미국 통합의 취약한 본질을 드러낸다"며 "이 두 사건의 극명한 모습은 미국의 불안정성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퍼레이드는 육군을 기념하는 행사라기보다는 트럼프가 자신의 권력을 확장하고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증진시키려는 노력의 상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뉴욕 타임스> 또한 "그것은 분열된 나라, 찢긴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서 볼 수 있는 분할 화면 프레젠테이션이었다"고 해석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생일에 열린 군사 퍼레이드를 보고 미국의 무시무시한 군대가 존경받을 만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허세를 부리는 근육을 과시하는 것은 미국을 자신감 있게 보이게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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