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벤츠·BMW 안방서 ‘럭셔리 전기차’ 도전장
내년 초 프랑스 등 유럽 4개국 진출
‘GV60’ ‘GV70’ ‘G80’ 전기차 모델로
유럽, 2035년부터 친환경차만 생산
2025-06-16 12:14:47 2025-06-16 14:49:11
[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전기차를 앞세워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의 안방인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유럽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가 중단되는 만큼 미리 판매 네트워크 포석을 깔아두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프랑스 르망에서 열린 르망 24시 행사장 내 제네시스 부스에서 자비에르 마르티넷 현대차 유럽권역본부장 겸 제네시스 유럽법인장이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네시스)
 
제네시스는 프랑스 르망에서 열린 ‘르망 24시’ 행사장에서 프랑스와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4개국에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GV60’, 중형 SUV ‘GV70’과 준대형 세단 ‘G80’의 각 전기차 모델을 내년 초 출시한다고 지난 13일(현지시간) 발표했습니다. 
 
제네시스가 2021년 독일, 영국, 스위스에 상륙하며 유럽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지 4년 만입니다. 이번 진출로 제네시스는 유럽 5대 자동차 시장(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에 모두 판매망을 갖추게 됩니다. 기존 3개국 주력 판매 차종도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프랑스를 비롯한 4개 국가의 고급차 시장 규모는 93만대로, 이 가운데 전기차 비중이 23%(21만대)에 달할 정도로 높습니다. 자비에르 마르티넷 제네시스 유럽법인장은 행사장에서 “제네시스 잠재 고객인 기업 임원과 고소득 전문직은 친환경차에서 관심이 높다”고 했습니다. 
 
제네시스는 유럽에서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기 위해 모터스포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지난해 12월 창단한 스포츠 레이싱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GMR)’이 14일 세계 3대 모터스포츠로 꼽히는 ‘르망 24시’에 나섰습니다. 모터스포츠는 유럽에서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종목으로, 특히 르망 24시는 24시간 동안 쉼 없이 주행해야 하는 조건이어서 세계 최고의 내구 레이스 대회로 꼽힙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제네시스 브랜드 전략과 방향성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고급화 전략에 따라 2015년 현대차에서 독립 브랜드로 분리해 출범한 제네시스는 글로벌 프리미엄차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2019년 7만7135대이던 제네시스 글로벌 판매량이 지난해 22만9532대로 5년 사이 약 3배 급증했습니다. 
 
다만, 지난해 전체 판매량(22만9532대)의 90%가 한국(57%)과 미국(33%)에서 나와 유럽 시장 개척에 고민이 많습니다. 실제 유럽 자동차 시장은 벤츠와 BMW, 아우디 등 프리미엄 브랜드와 영국 벤틀리 등 럭셔리 브랜드, 이탈리아 페라리 같은 슈퍼카 브랜드의 경쟁이 치열한 시장으로 지난해 제네시스의 유럽 판매량은 단 1.2%(2660대)에 그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네시스가 친환경 럭셔리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는 유럽의 친환경차 시장 잠재력이 높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올해 1~4월 유럽 신규 등록 자동차 가운데 친환경차(전기차+하이브리드)의 비중은 58.5%로 절반을 넘어섭니다. 
 
오는 2035년 유럽 자동차 시장 내 내연기관 차량 판매가 전면 금지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현대차그룹은 유럽 자동차 시장 내 친환경차 수요가 빠르게 증가해 2027년 고급차 시장의 전기차 비중이 전체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편, 제네시스의 유럽 진출은 난항이 예상되는 노사 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서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유럽 수출용 제네시스가 울산공장에서 생산되는 만큼 국내 생산량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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