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 박찬대 지원에도…정청래, '대세론' 형성
정청래, 충청·영남 권리당원 투표 '2연승'
'대의원 지지' 박찬대…호남·수도권 '관건'
2025-07-21 18:18:08 2025-07-22 14:47:39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민주당 차기 당권을 향한 지역별 경선이 이뤄지는 가운데 정청래 후보가 '대세론'에 올라탔습니다. 박찬대 후보가 '명심'(이재명 대통령 의중)을 기반으로 다수 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충청권과 영남권 당심은 정 후보를 향했습니다. 열세에 놓인 박 후보는 호남과 수도권 경선에서 권리당원 득표율을 따라잡아야 '어대정'(어차피 당대표는 정청래) 판세를 흔들 수 있습니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이 지난 19일과 20일 각각 당대표 선출을 위한 충청·영남권 권리당원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정 후보 62.65%(7만6010명), 박 후보 37.35%(4만5310명)의 누적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정 후보는 충청권 경선에서 62.77%(3만5142명), 영남권에서 62.55%(4만868명)를 획득하며 2연승을 거뒀습니다. 박 후보의 득표율은 충청권 37.23%(2만846명), 영남권 37.45%(2만4464명)입니다. 경선 초반부터 정 후보가 25.3%포인트로 격차를 크게 벌렸습니다.
 
대의원은 '박찬대'…권리당원은 '정청래'
 
박 후보는 당 대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국회의원을 비롯해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 등으로 구성된 대의원 중 70% 정도가 박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 전언입니다. 이들은 명심이 박 후보에게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앞서 박 후보 측은 35명의 지지 의원 명단을 공개했는데요. 지지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히지 않은 의원까지 포함하면 40~50명 이상이 박 후보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상 의원들의 의중에 따라 대의원 표심이 갈리는 만큼 박 후보가 유리한 셈입니다.
 
여기에 친명계(친이재명계) 최대 외곽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에서도 박 후보 지지세가 강한 것이 사실입니다. 혁신회의 지역 상임대표는 "개혁과 민생을 위해 당정을 원팀으로 이끌고 갈 수 있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점에서 지역위원장 등 대의원들은 박찬대 후보를 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정청래(왼쪽)·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럼에도 어대정 기류가 나타나는 것은 인지도와 지지층 공략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우선 인지도가 더 높은 쪽은 정 후보입니다. 4선인 정 후보는 박 후보(3선)에 비해 선수가 높은 데다 유튜브와 방송에 출연하며 대중 인지도를 쌓아왔습니다.
 
특히 야당 시절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각종 법안 통과에 기여하며 대여 투쟁에 앞장선 점은 강성 지지층을 모으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정 후보는 스스로를 '개혁의 아이콘'이라 칭하며 강한 이미지를 살려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사수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여당 대표로서 공격보다 '원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박 후보의 전략은 먹혀들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당시 이재명 대표가 직접 '교통정리'를 했던 것과 달리, 당대표 선거에서는 명심이 뚜렷하지 않은 점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자칫 대통령의 당정 개입 논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명심을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원샷 경선' 변수…호남이 분수령
 
이대로 선거 판세가 흐른다면 정청래 대세론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번에 당대표는 대의원 투표 15%, 권리당원 55%, 국민 여론조사 30% 비율을 합산해 선출합니다. 즉 권리당원의 투표 결과가 결정적입니다.
 
남은 경선 지역은 호남권과 경기·인천, 서울·강원·제주입니다. 박 후보는 민주당 핵심지인 호남과 수도권에서 격차를 좁혀야 하는 처지입니다. 더욱이 민주당 권리당원의 약 33%가 집중된 호남 지역이 최대 '승부처'로 꼽힙니다.
 
이런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폭우 피해가 발생하며 두 후보는 선거 운동을 접고 수해 복구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두 후보는 이날 충남 예산의 폭우 피해 지역을 찾은 뒤 일제히 호남으로 향했습니다. 정 후보는 전남 담양으로, 박 후보는 광주광역시에서 수해 복구 작업을 펼쳤습니다.
 
정청래·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1일 충남 예산군 신안면 조곡리 수해복구 현장에서 최재구 예산군수로부터 피해 현황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내달 2일 임시 전국당원대회에서 한 번에 경선을 치르기로 한 '원샷 경선'도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박상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예정됐던 26일 호남권, 27일 경기·인천권 합동연설회 일정을 8월 2일 서울·강원·제주 합동연설회 및 투개표 일정과 통합해서 진행하기로 했다"며 "내일(22일) 오후 2시 당무위원회에서 최종 의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후보는 극심한 폭우 피해를 이유로 전당대회 중단을 주장한 바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시간 확보를 통한 '판세 뒤집기'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반면 정 후보는 원샷 경선으로 빨리 선거를 마무리하고 수해 복구에 나서자고 제안했습니다.
 
두 후보는 당대표 선거에 대한 말을 아끼고 수해 복구에 매진하는 모습입니다. 박 후보는 지난 19일 충청권 경선 이후 "수해 복구와 재난 대비가 우선"이라며 "수해 현장에 가서 필요한 복구·지원 활동을 하고, 민원은 대통령실 또는 국무총리실에 전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정 후보도 지난 20일 영남권 경선을 끝내고 "전국적으로 수해 피해가 심한데 전당대회를 치르고 있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선거가 끝날 때까지 더 낮고 겸손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당원들의 마음을 헤아리겠다"고 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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