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하나은행, 잇단 금융 사고에 시금고 수성 '식은땀'
올해에만 금융사고 6건 공시
신용도, 평가 항목 반영 '우려'
2025-07-25 06:00:00 2025-07-25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7월 23일 17:1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하나은행의 잇단 금융사고가 자칫 시금고 경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신용도 평가가 배점 항목에 포함되면서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지만 당장 대전시 1금고 수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하나은행)
 
잇단 금융사고, 올해만 6건 공시 
 
23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여섯 번째 금융사고 금액은 47억9089만원이다.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 벌어졌다. 부당대출과 외부인 금융 사기, 금품 수수 등 방식도 다양하다. 대출 관련인에게 금품을 수수하고 사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허위 서류를 통해 대출도 실행했다.
 
하나은행은 올해에만 여섯 건의 금융사고 공시를 게재했다. 두 건은 내부 직원의 부당대출이며 4건은 외부인에 의한 사기다. 올해 발생한 금융사고 규모만 해도 536억3600만원에 달한다.
 
올해 발생했던 금융사고 중 규모가 가장 큰 건은 74억7070만원이며, 이 역시 내부에서 발생했다. 부당대출과 사적금전대차, 금품수수 등이다. 이 역시 4년에 걸쳐 발생됐으나, 올해에서야 발견했다.
 
현재 손실 예상 금액이 정해지지 않은 건을 전액 손실로 가정했을 때, 여섯 건을 합하면 184억원을 넘긴다. 규모로는 기업은행보다 적은 수준이나, 건수는 은행권에서 가장 많다. 지난해에 비해 규모나 건수도 늘었다. 당시 하나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여신거래 관련 허위서류 제출뿐이었으며, 사고 금액도 70억원으로 올해 대비 적었다. 특히 사고 관련 금액을 전액 변제받으면서 손실도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은행은 신뢰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은행채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기도 하지만, 예수금을 대출금으로 활용해 이자를 받는 것이 기본적인 수익구조다. 특히 금융사고가 대규모로 발생하거나, 반복될 경우 고객 신뢰도가 낮아져 이탈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특히 지난주에는 금융감독원의 수시검사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향후 여신서류 점검 및 심사, 취급 전반에 대한 시스템을 개선하고 검사 강화를 통해 재발 방지에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1금고 수성 '먹구름'
 
하나은행이 내부통제에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대전시 시금고 수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전시는 1금고와 2금고를 분리해 운영하고 있으며, 하나은행은 줄곧 1금고를 맡아왔다.
 
하나은행은 1금고로서 지난 10여 년간 대전시의 일반회계 등 재원 대부분을 관리하고 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차기 금고 지정 경쟁에 참여해야 한다. 2021년 일정상 8월 말 선정 결과가 발표됐던 것을 감안하면, 조만간 선정 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지난 5월16일 대전시의회에서 가결한 대전광역시 금고 지정 및 운영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에 따르면 ▲금융기관 대내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 26점 ▲대전광역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 금리 20점 ▲시민이용편의성 22점 ▲금고업무 관리능력 24점, 지역사회 기여 및 협력사업 추진능력 7점 ▲탄소중립기여도는 1점이다. 이전 배점 기준에서 탄소중립 기여도가 1점 줄어든 반면, 시민이용편의성이 1점 늘었다.
 
대전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다음 주 내로 공고를 게재하고 본격적인 시금고 선정 과정에 돌입할 계획"이라면서 "신용부문의 경우 신용평가사 보고서 등을 통해 은행 신용도를 기준에 따라 평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 부분이다. 국내외 평가기관에서 각 4점씩 총 8점이 배정돼 있다. 신용평가를 기반으로 은행의 신용도를 따진다. 문제는 금융사고 규모가 크거나 지속돼 경영지표에 영향을 미칠 경우 신용평가사도 은행 신용도에 반영한다는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034950) 등은 금융기관 신용평가 방법론 등을 통해 은행의 신용도를 평가한다. 사업위험 항목 내 리스크 관리 능력에 포함해 신용등급을 평가하는데, 기업문화와 사고 발생 여부도 평가 항목 중 하나다. 해외 신용평가사의 평가도 마찬가지다. S&P, 무디스 등도 경영리스크로 간주해 위험관리 역량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융사고나 소송의 경우, 건마다 신용평가에 반영하지는 않으나 피해 액수 등이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경우 반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대전시 5개 구의 구금고도 맡고 있다. 대전시 살림을 하나은행이 관리하는 셈이다. 올해 대전시 1금고가 관리하는 규모만 하더라도 6조원을 넘긴다. 만약 농협은행 등에 자리를 뺏기게 된다면 수수료 수익 등 부수적인 수입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시금고 선정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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