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사 보험료 도미노 인상…투자수익 역마진 소비자 전가
보험료 인상 소식에 절판 마케팅 성행
2025-07-30 14:20:25 2025-07-30 18:04:09
 
[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기준금리 인하로 투자수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보험료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보험사들이 투자수익 역마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000810), DB손해보험(005830) 등 주요 보험사들이 내달부터 예정이율을 약 0.25%p 인하할 예정입니다. 메리츠화재와 KB손해보험도 보험료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얻을 것으로 예상하는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보험사는 예정이율을 반영해 보험료를 산정하는데 예정이율이 오르면 보험료는 낮아지고,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는 오릅니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이 0.25%p 하락하면 보험료는 약 5~10%가량 인상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손보사들은 기준금리 하락에 대응해 보험료를 올리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채권 등 보험사의 투자수익이 줄어들어 역마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같은 보장을 유지하기 위해 수익을 메워야 하는데, 이를 보험료 인상으로 보전하는 구조입니다. 이달 기준금리는 동결됐지만 전반적인 인하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보험료를 인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보험료 인상 소식에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습니다. 월 보험료가 10만원에서 11만원으로 오를 경우 달마다 내는 보험료 부담은 크지 않더라도 10년 이상 유지되는 장기보험이라면 누적 차이는 수백만원에 달합니다. 한 소비자는 "수천억원 이익을 내는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이렇게까지 올리는 게 맞느냐"며 "장기보험은 보험료 자체도 비싼데 10%씩 오르면 부담이 훨씬 커진다"고 토로했습니다. 
 
또한 보험 판매 현장에서는 예정이율 인하 소식이 퍼지면서 비교적 저렴한 보험료를 적용받기 위한 소비자들의 막차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예정이율 인하는 기존 가입자에게는 적용되지 않고, 신규 가입자에게만 해당되는데요. 보험설계사들은 보험료 인상 소식으로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소비자들은 인상되기 전 서둘러 가입하는 '절판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보험료가 인상된다는 내용의 홍보성 게시글이 각종 보험 커뮤니티에 퍼지며 가입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좋은 보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험료를 올리는 건 불가피한 인상"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계속되고 있어 투자수익이 안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보험사들도 절판 마케팅을 우려해서 보험료 인상을 홍보 수단으로 쓰진 않는다"고 부연했습니다. 
 
주요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인상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소비자들 사이에서 보험 막차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에 한 보험사 창구에 붙어있는 안내 표지판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유영진 기자 ryuyoungjin153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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