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분기 바닥 딛고 반도체 부활 기대
잠정 영업익 4조6천억…전년비 ‘반토막’
HBM 공급 지연·파운드리 적자 등 원인
파운드리, ‘빅딜’ 체결·HBM4 공급 사활
2025-07-30 15:19:56 2025-07-31 12:13:1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오는 31일 실적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의 2분기 성적은 지난해 동기 대비 절반 넘게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2분기 실적 악화의 주된 원인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으로 메모리 사업부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지연,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과 시스템LSI 사업부의 조 단위 영업손실 때문입니다. 다만, 최근 23조 규모의 대형 수주를 성사시키는 등 반도체 사업의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린 삼성전자는, 이번 분기를 바닥을 치고 하반기에 본격적 실적 개선을 이뤄낼 것으로 관측됩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잠정 경영실적으로 매출액 74조원, 영업이익 4조60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0.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5.94% 하락한 수치입니다. 전사 실적 가운데, DS부문의 경우 영업이익이 1조원에 못 미칠 것으로 증권사들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매번 전사 실적의 중심에 섰던 반도체 사업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메모리 사업부는 상반기에 AMD와 브로드컴의 퀄테스트를 통과하는 등 ‘HBM3E(5세대)’ 공급 기반을 마련했지만, AI 칩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 납품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삼성전자는재고자산의 가치 하락을 우려해 손실을 미리 회계에 반영하면서 실적 하락폭을 키웠는데 평가손실이 반영된 재고자산 상당 부분이 엔비디아의 품질 인증(퀄테스트)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HBM3E 12단 제품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반대로 ‘엔비디아 공급망’에 자리 잡은 SK하이닉스는 HBM 독주 체제로 2분기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인 9조2129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여기에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의 적자도 실적 악화를 가중시켰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양 사업부의 영업손실 총액이 2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테슬라와의 대규모 계약 전까지 파운드리 사업부는 상반기 닌텐도 스위치2에 탑재된 ‘테그라 T239’ 칩 생산 등 단비 수주에도 여전히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중국의 반도체 설계(팹리스) 고객사를 확보하기도 했으나 미국의 대중 재제로 수익 실현이 제약됐습니다. 
 
하지만, 지난 28일 테슬라와 22조7548억원 규모의 차량용 반도체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삼성전자 DS부문의 하반기 실적 회복세가 점쳐지고 있습니다. 매 분기마다 파운드리 시장 1위인 대만 TSMC에 밀리고 3위인 중국 SMIC에 쫒기며 조 단위 적자를 냈던 파운드리가 지난해 삼성전자 총 매출액의 7.6%에 해당하는 수준의 대형 수주를 따낸 데 따른 것입니다. 
 
아울러 향후 삼성전자의 HBM4의 추가 성과도 기대받고 있습니다. 하반기 HBM4 양산을 목표로 세운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 안으로 제품 샘플을 AMD와 엔비디아 등에 보낼 것으로 보입니다. HBM4를 앞세워 SK하이닉스 독과점 시장 구조에 균열을 낼 전략입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도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 출장길에 올라 엔비디아와 HBM3E 12단 제품 및 HBM4 공급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는 관계자는 2분기 실적과 관련해 “메모리 사업은 개선된 HBM 제품을 고격별로 평가 및 출하를 진행 중”이라며 “비메모리 사업도 하반기 점진적 수요 회복에 따른 가동률 개선으로 적자 축소가 기대된다”고 했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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