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와 완화…'양수겸장'에 재계 “헷갈리네”
노봉법·상법 처리 방침에 재계 ‘우려’
김정관 “기업들과 소통해 대안 마련”
‘배임죄’ 완화 친기업 정책 기대감도
2025-08-04 16:35:20 2025-08-04 19:07:55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미국발 관세 협상 타결로 큰 산은 넘었지만,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 상법 2차 개정 등 국회의 쟁점 법안 처리 강행 방침에 재계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여권은 대표적 경제 형벌인 배임죄 정비 등 친기업 정책 추진에 나서며 재계 달래기에 나선 모습입니다. 규제 강화와 완화라는 양수겸장의 수를 둔 셈인데, 재계에서는 일단 추가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도 개혁 기조가 여전한 만큼 향후 정책 방향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민주당 주도 거수 표결로 통과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4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노란봉투법과 상법 2차 개정 등 재계가 우려하는 쟁점 법안에 대한 강행 처리 방침을 재확인했습니다. 두 법안은 당초 이날 7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 안건으로 올라와 처리가 예고됐으나, 여야 강대강 대치로 순연돼 재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 처리가 지연됐지만, 민주당의 강행 처리 의지가 확고해 재계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더구나 최근 관세라는 거대한 위협 속에 재계 총수들이 출동해 민관 협력의 성과를 낸 상황에서, 재계가 반대한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되자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소액 주주와 노동자를 위한다는 취지 자체는 좋지만, 부작용에 대한 기업의 의견을 듣지 않고 타협 없이 진행되는 것에 우려스럽다법안이 수정 없이 시행 되면 여력이 없는 기업들은 버텨내지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같은 재계의 우려에 정부도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날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손경식 경총 회장을 잇따라 만나 노란봉투법, 상법 등 경제계 현안 이슈를 긴밀히 논의하고 향후 기업들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소통하기로 했습니다.
 
김 장관은 노란봉투법과 상법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합리적인 상생의 노사 문화 정착,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향상과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기업 경영에 부담이 되지는 않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김 장관은 두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노란봉투법은 6개월, 상법은 1년의 시행 준비 기간이 남아있는 만큼 향후 후속 법령 개정, 경제 형벌 완화 태스크포스(TF) 등 후속 논의 과정에서 기업들의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업계와 소통하며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경제계 이슈를 전담 대응할 기업 환경팀을 신설해 운영한다는 방침입니다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배덕훈 기자)
 
이런 상황에서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꺼내든 규제 합리화와 배임죄 재검토 등 친기업 정책을 두고 재계 일각의 기대감도 일부 감지됩니다. 민관 협력을 바탕으로 관세 타결이라는 성과를 낸 만큼 경영 환경의 어려움을 정부가 고려해 추가 규제 완화책을 발표하지 않겠냐는 시각입니다. 다만,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가 아직 이행되지 않은데다, 노란봉투법·상법 등 당면한 현안의 무게가 상대적으로 크기에, 향후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입니다. 재계 다른 관계자는 배임죄는 걸면 걸리는 측면이 강해 완화 추진 방침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다만, 생길 수도 있는 리스크를 없애 주는 것보다, 노란봉투법·상법 등 리스크가 생길 것이 확실해 보이는 정책 변화가 더 부담스럽다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