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지도부 등장…이 대통령 '협치' 딜레마
정청래, 강성 지지층에 화답…"내란 세력 국힘 척결"
정청래 강경 모드에 이재명 중도 지지율 하락 우려
2025-08-04 18:05:36 2025-08-04 19:19:57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내란 세력 척결'을 전면에 내세우며 강경 행보에 나섰습니다. 강성 지지층의 기대에 화답하며 협치보다는 대야 압박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그간 대통합 이미지를 쌓아온 이재명 대통령과 엇박자를 타는 모습인데요. 최악의 경우 이 대통령의 중도층 지지율이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4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야 강경 노선을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청래, 대야 강공 모드 재확인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4일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다시 강조했습니다. 이날 회의가 치러진 당 대표실 벽 뒤쪽의 백드롭(펼침막) 문구도 '내란 세력 척결, 강력한 개혁'이었습니다. 
 
정 대표는 "8·2 전당대회를 통해 보여준 국민과 당원 뜻은 분명했다"면서 "내란 세력과 타협하지 않고 내란 세력을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있는 강력한 민주당을 만들어달라는 게 국민과 당원의 명령"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오전 임기 첫 서울 국립현충원 방문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만 참배했습니다. 정 대표는 현충원 방명록에 "더 민주적인 민주당, 더 유능한 민주당, 더 강력한 민주당을 만들어 이재명정부를 뒷받침하겠다"고 적으며 다시금 선명성을 드러냈습니다. 
 
강성 당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권을 잡은 만큼 협치보다 타협 없는 대야 강공 모드를 재확인한 것입니다. 정 대표는 당권 경쟁이 한창이던 지난달 15일 국민의힘을 겨냥해 '국민 정당해산심판 청구법(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정부에만 부여된 정당해산심판 청구권을 국회로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협치'를 놓고 엇박자를 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 대통합 기조와 '엇박자'
 
정 대표의 강경 행보는 이 대통령의 여야정 협력 기조와 엇박자를 내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은 연일 '협치'를 강조했습니다. 임기 첫날 국회에서 야당 지도부와 도시락 오찬을 한 데 이어 취임 후 18일 만에 국민의힘 지도부와 관저에서 오찬 회동했습니다. 지난 6월26일 국회 시정연설 후에는 "어려운 자리에 함께해주신 점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습니다. 
 
국무위원 인선 과정에서도 이런 의지가 드러났습니다. 인사청문회에서 교육관 문제가 불거진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며 야당의 주장을 일부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권의 독주 이미지를 경계한 행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정 대표가 강성 지지층 여론만 의식해 강경 일변도로 나갈 경우 중도층 이탈은 불가피합니다. 애써 여권이 3권(입법·사법·행정권)을 장악한다는 인상을 피하고 있는 이 대통령 입장에서 야당의 존재감을 지워버리는 여당 대표의 강경한 모습은 중도층 여론의 불안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통령은 정 대표 취임 후 '원팀'과 '효능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원팀 정신을 당부하며 국민에게 효능감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민의힘이 대안 정당으로서 기능을 되찾기 전까지 중도층 이탈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습니다. 김철현 경일대 특임교수는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해 민주당으로서 가장 좋은 전략은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정청래 대표가 믿는 부분은 본인이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이 대통령의 대통합 이미지에 엇박자가 나오더라도 중도층이 갈 데가 없다는 점"이라고 짚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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