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막히자 비이자이익으로 눈 돌린 인뱅
2025-08-06 14:22:10 2025-08-06 16:22:04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이 실적에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 순이자마진 감소 등으로 이자이익은 다소 줄었지만 비이자이익을 대폭 늘리며 수익 다변화를 꾀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기존 은행권뿐만 아니라 인뱅들도 앞으로 비이자이익 확대가 안정적 수익 기반의 핵심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비이자이익으로 실적 선방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기조 속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인뱅)의 실적이 우려와 달리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시장금리 하락 여파로 이자이익은 줄었지만, 비이자이익을 대폭 늘리며 수익 다변화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323410)는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263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14.0% 증가한 수치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입니다. 비이자이익은 5626억원으로 30.4% 증가해 실적 성장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반면 이자이익은 9999억원으로 2.0% 감소했으며, 순이자마진(NIM)도 0.17%p 하락했습니다. 
 
카카오뱅크 외 케이뱅크, 토스뱅크는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들 인뱅도 마찬가지로 이자이익이 소폭 감소하고 비이자이익이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뱅들 입장에서 비이자이익 확대가 고무적인 이유는 가계대출 영업에서 절치부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은 6·27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연초 대비 절반으로 축소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 대출의 90% 이상을 가계대출에 의존해온 인뱅들은 직격탄을 피할 수 없는데요. 이자이익에 기대기 힘들면서 비이자이익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뱅 관계자는 "이자이익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당국의 규제 기조 속에서 비이자이익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수익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인뱅들은 투자 서비스 분야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주식, 채권, 펀드 등 자산 운용 규모를 확대하면서 투자자산 운용 부문에서 수익을 끌어올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비이자이익 증가를 견인했습니다. 
 
케이뱅크는 '주식 모으기 서비스'를, 토스뱅크는 '목돈 굴리기 서비스'를 통해 적립식 주식 투자와 채권 상품 접근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고객은 케이뱅크 앱을 통해 NH투자증권에서 국내·해외주식 및 ETF에 투자할 수 있으며, 토스뱅크에서는 다양한 채권 상품을 확인한 후 증권사를 통해 직접 투자할 수 있습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채권 운용손익, 광고제휴수익 등으로 비이자이익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비이자수익을 강화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며 더 나은 금융 혜택을 제공할 혁신 상품을 계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중은행도 활로 모색 분주
 
시중은행들도 비이자이익 확대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총 2조4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0%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1.6% 증가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비이자이익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특히 방카슈랑스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카슈랑스는 은행이 보험사의 대리점 역할을 하며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이에 대한 수수료를 수익으로 취득하는 구조로, 대표적인 비이자 수익원입니다. 
 
4대 은행의 올해 상반기 방카슈랑스 수수료 이익은 25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5% 증가했습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1050억원으로 가장 높은 수수료 이익을 기록했으며, 하나은행은 63.1%의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이처럼 방카슈랑스 수익이 본격적인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한 배경에는 ELS(주가연계증권) 상품 판매 중단과 관련한 대체 수익원 확보 움직임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ELS 손실로 인해 신탁 수익이 감소한 은행들이 방카슈랑스에 주력하면서 이익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최근 '방카슈랑스 25% 룰' 해제로 인해 은행이 특정 보험사 상품을 더 많이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은행들은 비이자이익을 더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은행이 특정 보험사 상품을 일정 비율 이상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지침을 20년 만에 완화해 최대 35%까지 허용키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방카슈랑스 판매를 늘릴 수 있게 됐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 총량 관리 기조로 전통적인 이자 중심 수익 모델의 한계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자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한 수익 다각화 전략이 은행권 전반의 핵심 기조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인뱅뿐만 아니라 시중은행들도 비이자이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4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총 2조4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1.6% 증가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비이자이익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추세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가계대출 상담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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