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중국 테마 ETF 경쟁
중국 빅테크 저평가·정부 정책에 힘입어 ETF 자금 유입 확대
2025-08-18 17:13:37 2025-08-18 17:24:36
[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국내 ETF 시장이 230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가운데 최근 투자자들의 시선은 중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샤오미 등 저평가된 빅테크와 위안화·홍콩달러를 활용한 환 분산 수요, 중국 정부의 AI·반도체 육성 정책이 맞물리며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대형사들이 앞다퉈 중국 AI·테크 ETF를 내놓으면서 시장 경쟁은 한층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달 'ACE 차이나AI빅테크TOP2+액티브'를 출시했습니다. 샤오미와 알리바바에 각각 25%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AI 관련 성장주 20여 종목으로 구성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차이나테크TOP10 ETF'를 통해 BYD·CATL 등 본토 기술주를 담았고 삼성자산운용은 세계 최초 'KODEX 차이나휴머노이드로봇 ETF'를 선보여 상장 3개월 만에 순자산 880억원을 모았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올해 신규 상장된 ETF 97건 중 9건이 중국 관련 상품으로 글로벌 AI 열풍 속 알리바바·샤오미 등 빅테크의 저평가 매력과 위안화·홍콩달러를 활용한 환 분산 수요, 중국 정부의 AI·반도체 집중 육성 정책이 맞물리며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는 한동안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져 신흥국 가운데 투자 매력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발표된 중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는 등 경기지표 개선이 뚜렷하지 않았음에도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과 공급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됐습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3200선에서 출발해 최근 3700선에 근접하며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재정 부양과 구조조정 정책이 내수·테크 업종의 실적 모멘텀을 강화하는 요인"이라며 "정부의 재정 부양 규모는 경제의 1.1% 수준인 1조5000억위안으로 추정되며 지방정부의 신형 인프라 투자와 소비 촉진(이구환신), 기술 자립을 위한 투자 확대에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중국 국무원(행정부 최고 기구)이 공식화한 'AI+ 이니셔티브'를 비롯해 각 지방정부의 인공지능·반도체 지원책은 중국 빅테크와 신성장 산업의 성장 스토리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 최근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부상은 중국의 기술 경쟁력을 재평가하게 만들며 글로벌 ETF 자금이 AI·테크 분야로 유입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딥시크는 거대언어모델(LLM)과 반도체 효율화 기술에서 성과를 내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는데 이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성공을 넘어 중국 기술산업 전반의 경쟁력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국이 보유한 기술 잠재력이 재조명되면서 AI·반도체·빅데이터 관련 중국 테크 ETF에 대한 투자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13일 열린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투스테이션' 세미나에서 김민경 책임은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투자 확대에 나서면서 항셍테크지수의 이익 전망치가 나스닥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의 장기 산업 육성과 민영기업 지원 기조가 맞물리면서 내수·테크 중심 성장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대형사들이 중국과 AI를 앞세운 상품을 쏟아내면서 상품 간 차별성이 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도 "ETF 시장이 커지며 유사한 구조의 상품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투자자 선택권은 넓어졌지만 차별성 약화 우려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사 상품 상장을 제한하는 '신상품 보호제도'가 있지만 실제 적용 사례는 드물다"며 "결국 먼저 상장해 선점 효과를 확보하고 운용사 스스로 차별화된 전략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TF 시장의 급성장 속에 상품 간 차별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흐름은 한층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부양책과 AI·반도체 육성 정책이 맞물리면서 중국 내수·테크 중심 성장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정책 드라이브와 민간 투자가 결합되면서 중국 빅테크와 신성장 산업이 글로벌 ETF 시장의 핵심 투자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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