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IB&피플)이승환 IMM인베스트먼트 부사장
AUM 10조원 앞둔 IMM인베…VC·PE·인프라·해외투자 4축 성장
"투자는 결국 숫자"…성과로 말하는 투자자
2025-09-01 06:00:00 2025-09-01 09:31:08
이 기사는 2025년 08월 27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골프는 단 한 타로 희비가 엇갈리는 승부의 세계다. 페어웨이를 벗어나거나 그린을 놓치는 위기 상황에서도 정교한 쇼트 게임과 흔들림 없는 퍼팅으로 끝내 파(Par)를 지켜내는 능력, 이른바 파 세이브(Par Save)는 진정한 고수의 덕목으로 꼽힌다. 단순한 행운이 아닌 치밀한 상황 판단과 정교한 기술, 그리고 강인한 멘탈이 응축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흔히 '위기관리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로도 여겨진다.
 
운동매니아로 알려진 이승환 IMM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은 이 '파 세이브' 정신을 벤처투자에도 그대로 적용한다. 변수와 불확실성이 뒤섞인 벤처투자 시장에서 기업이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위기를 극복해 성과를 이끌어내는 힘이야말로 수익률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다. 장동우 대표, 지성배 대표, 정일부 대표 등 굵직한 리더들의 뒤를 이어 IMM인베스트먼트 VC 부문의 차기 수장으로 나선 이 부사장은 "투자는 결국 숫자로 성과가 증명돼야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는 투자 성과를 평가할 때 투자수익률(ROI)보다 내부수익률(IRR)을 더 중시한다. 한 번의 잭팟보다 꾸준히 성과를 쌓아가는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에서도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익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국내 최대 대체투자 하우스이자 VC와 세컨더리펀드의 명가로 자리 잡은 IMM인베스트먼트에서 차세대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승환 부사장을 <IB토마토>가 만났다.
 

이승환 IMM인베스트먼트 부사장(사진=IMM인베스트먼트)
  
다음은 이 부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IMM인베스트먼트의 현재 사업에 대해 소개해주신다면.
△IMM인베스트먼트는 1999년에 설립된 독립계 사모투자회사다. 올 6월 말 기준 운용자산(AUM)은 9조7000억원으로 처음으로 올해 10조원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순수 벤처캐피탈(VC) 본부 자산은 약 1조8000억원을 기록했고, VC 자산만 기준으로 했을 때는 금융지주 계열 두 곳(한국투자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과 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에 이어 5위를 유지 중이다.
 
-벤처캐피탈 최초로 10조원 달성이 머지않은 상황이다. 회사가 성장한 터닝포인트 지점이 있었다면.
△인원 대비 매우 효율적인 성과라고 본다. 제가 2011년에 입사했을 당시 AUM은 2000억원 규모였는데 15년 만에 10조원을 바라보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시대의 흐름을 잘 탔고, 대표님들의 리더십이 크게 작용한 덕분이다. 초기에는 VC 중심으로 출발했지만 2012~2013년부터 인프라 영역 투자를 본격화했다. 한진해운 신항만, 현대부산 신항만 등 프로젝트성 투자를 시작했고, 이후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VC, 그로스에쿼티(PEF), 인프라스트럭처, ACM(해외대체투자,Alternative Capital Market) 등 크게 네 부문으로 나눠 투자한다.
그로스 에쿼티 AUM은 4조7000억원, 인프라는 2조6000억원 수준이다. 2년 전 출범한 ACM은 6000억원 규모다. 4개 본부가 기업 성장 과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자금을 투입하면서 종합사모투자회사의 모습으로 정체성을 확립해 가고 있다.
 
-증권사 출신이라고 알고 있다. 어떤 계기로 불모지나 다름없는 VC업계, 그 중 IMM인베스트먼트로 왔는 지 배경이 궁금하다.
△처음에는 현대증권(현 KB증권) PI(자기자본투자) 부서에서 일했다. 당시에는 상장사 중심으로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투자를 담당했다. 4년 차 시절에 처음으로 비상장 투자를 접하게 됐다. 당시에 VC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해 증권사 PI본부까지 넘어온 딜이었다. 해당 기업이 상장하면서 6개월만에 4배 가량의 수익으로 엑시트를 이뤘고, 유망한 기업을 발굴해서 수익률을 확인할 수 있는 VC투자에 흥미를 갖게됐다.
 
-IMM인베스트먼트만의 차별화된 투자 기준이나 강점은 무엇인가.
△결국에 투자의 핵심은 데이터 싸움이다. 투자 판단 시 재무수치와 시장지표 등 계량적 요소를 중요하게 본다. 다만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데이터를 통해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하되, 창업자의 진정성이나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등 정성적 요소도 병행해 평가한다. 단순히 테마에 올라타기보다는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중요하게 여긴다.
 
-최근 인공지능(AI)과 관련된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외에 특별히 눈여겨보고 있는 다른 분야가 있다면.
△현재 회사가 투자한 포트폴리오 리스트만 200여 개로 추산된다. AI는 물론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반도체, 소비재, 플랫폼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다양한 VC에 투자 중이다. 물론 AI를 포함한 데이터 기반 기술은 변화의 한 축으로 중요한 유망산업이다. 하지만 AI 자체보다는 이를 활용해 어떤 산업과 구조적 결합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 예를 들면 물류, 헬스케어, 제조업 등 전통 산업과의 융합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처음에 노동력으로 산업이 발전했다면 그 다음은 기술력, 현재 흐름은 콘텐츠가 돈을 버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최근 VC와 세컨더리 펀드에서도 많이 찾는 K뷰티, K팝, 게임 등 결국은 콘텐츠로 성장했다. 그 다음은 어떤 형태일지 고민해보면 기술력과 콘텐츠가 융합하는 새로운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나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PLAVE) 등이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시장을 연 것이 대표적이다. 
 
-다수의 텐배거 포트폴리오를 보유하신 만큼, 기업을 바라보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다면.
△첫째는 비즈니스 모델의 구조, 둘째는 시장의 방향성, 셋째는 창업자의 실행력이다. 특히 시장의 타이밍과 수요를 정확히 읽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는 기업은 장기 성장 가능성이 높다. 수익화 전략과 실행 속도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IMM인베스트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피투자사가 준비해야 할 핵심 역량이 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이다. 데이터, 숫자 등이 중요하다. 동시에 단순히 외형적 성장보다도 시장 문제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해결 전략이 선명해야 한다. 미사여구로 치장하기 보다는 창업자의 시각과 팀워크, 실행 전략이 잘 맞물릴 때 비로소 투자가 성사된다. 꾸준히 피드백을 수용하고 개선하려는 태도도 중요한 요소다.
 
-올해 IMM인베스트의 목표와 계획은.
△올해 VC부문 스타트업펀드(시리즈A)를 1500억~2000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올해 2호 펀드가 현재까지 850억원이 모였다. 연말까지 목표 달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그로스 펀드는 지난해 3800억원 규모로 마무리했다. 내부적으로는 각 펀드 라인업을 분업화하는 체계를 확립하고 있다.
세컨더리펀드의 경우 앞서 1호와 2호 펀드를 조기 청산한 경험이 있다. 현재는 세컨더리 3호 펀드가 내년 4월 만기를 앞두고 있는데 이 역시 조기 청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해당 펀드는 IRR 15%를 달성하며 캐리 구간에 진입했다. 주요 투자처로는 에이피알(278470)(10배 수익률 종목), 엔젠바이오(354200)(7배 수익률 종목), 젝시믹스(337930) 등이 있으며, 무신사도 상장을 통해 조기 엑시트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