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유럽이 전례 없는 폭염으로 에어컨 보급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중국 에어컨 제품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블루오션으로 여겨지는 유럽 에어컨 시장에서도 중국과 경쟁 나서는 상황입니다. 국내 가전업체들은 맞춤형·친환경·고효율을 키워드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지난 3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냉난방공조전시회 ‘ISH 2025’에서 고효율 냉난방 시스템 히트펌프 ‘슬림핏 클라이밋허브’를 소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전통적으로 유럽은 가전업계에서 ‘에어컨 불모지’로 여겨졌습니다. 여름 무더위가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은 유럽은 겨울철 난방 수요가 더 높은 편입니다. 이울러 엄격한 환경 규제와 도시 미관을 중요시하는 문화적 특성 때문에 에어컨 보급률이 낮았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유럽의 에어컨 보급률은 약 20%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유럽에서 유례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 (EU)의 기후변화 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는 지난 6월 서유럽 평균 기온이 20.49도를 기록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중국산 에어컨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유럽 수출 에어컨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59.06% 증가했습니다. 중국의 글로벌 에어컨 수출량이 10%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늘어난 점은 유럽에서 에어컨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이는 중국산 에어컨이 가격이 저렴하고 설치도 편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유럽은 이동식과 벽걸이형 에어컨의 수요가 높은 편입니다. 오래된 건축물을 현재도 사용하고, 도시 미관을 중요시해 실외기 설치 등에 제약이 따릅니다. 이런 탓에 벽을 뚫어야 하는 분리형 에어컨은 수요가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중국 업체들의 약진에 유럽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추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저가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을 우선 확보한 뒤, 프리미엄 시장 진출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국내 가전업체들은 맞춤형·친환경·고효율을 키워드로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3월 냉난방공조 전시회 ‘ISH 2025’에서 고효율 냉방 시스템 ‘'EHS 모노 R290’과 ‘써마브이 R290 모노블럭’을 각각 선보였습니다. 두 제품은 지구온난화지수(GWP)가 3에 불과한 자연냉매(R290)을 사용했습니다.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을 이산화탄소와 비교해 나타낸 GWP는 수치가 낮을수록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것을 뜻합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유럽의 폭염일수가 늘어나고 있어 향후 유럽 시장에서 에어컨 수요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환경 규제가 심하고 에너지 가격이 높은 유럽의 특성을 반영한 고효율 제품들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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